우울은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과 함께 동기, 의욕 등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함께 저하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건강보험공단의 보고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치료받는 사람들의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우울증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대중에게도 ‘우울증’은 점차 익숙한 단어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울증’이 어떤 상태인지에 대한 이해나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부족한 듯하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상태를 말하기 힘든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나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합리적’이자 ‘논리적’으로 이해시켜야 한다는 어려움이다. 똑같은 사건을 겪더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의 종류나 깊이, 강도는 모두 다르다. 그리고 감정을 느끼고 풀어나가는 방법 또한 다르기 마련이지만, 가끔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싶어 하며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기도 한다.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풀어가는 것이 힘든 사람들에게 위와 같은 타인의 요구는 숨 한번 내쉬기도 힘들게 만든다. 우울증에 대한 사람들의 부족한 이해는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숨게 되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두 번째 이유는 우울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신체적인 질병을 ‘의지’만으로 치료할 수 없듯이 병든 마음도 개인의 의지만으로 극복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우울증을 ‘의지’의 문제로 생각하며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을 나약하고 뒤처진 존재로 바라본다. 우울증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는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상태를 드러내기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이해 과정 자체를 의미 없는 행위로 만들 수 있다.
 

우울증에 대해 쉬쉬하던 어려운 분위기를 깬 건 몇 용기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세상에 나와 자신의 우울증을 밝히고, 어떻게 극복해나가고 있고, 살아가고 있는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EBS의 ‘다큐시선’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최근 ‘우울증이 어때서요?’라는 제목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담기도 했다. 그들이 공통되게 전달했던 것은, 누구나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고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용기 내어 꼭 치료를 받으라는 메시지였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있다고.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는 동력 중 하나는 주변의 지지와 응원이다. 다시 말해, 주변에서 이해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우울증을 이겨내기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주변의 소중한 사람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면, 섣부른 판단으로 조언하기보다는 우울증에 대한 글이나 방송을 통해 우울증에 대해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가져보자. 그리고 교내 효원상담원에서 무료상담도 진행하고 있으니 함께 신청하러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배려는, 어두운 터널을 스스로의 방법으로 걸어 나올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봐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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