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 필요했다. 어느새 3학년이 된 나. 학점, 과제, 아르바이트로 정신없는 나날이었다. 이 바쁜 삶은 어느 순간부터 내 숨통을 조였다. 결국 나는 결단을 내렸다. 그간 꿈꾸던 교환학생을 지원하는 것이다. 외국에서 공부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내 오랜 로망이었다. 계속 생각해왔지만 지금이 적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렇게 3학년 2학기, 나는 새로운 곳으로 향했다.

교환학생 지원을 결정한 후 열심히 관련 정보를 취했다. 자격요건을 충족하면서 내가 원하는 학교를 찾기 위해서였다. 이에 △영어 또는 불어권 국가 △지방 위치 △토익점수로 지원이 가능한 학교를 찾아 나섰다. ‘영어 또는 불어권 국가’를 지망한 이유는 교환학생의 주된 목적이 어학 공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영어와 불어 실력 향상에 대한 갈망이 컸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공부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추후 현지에서 공부하고자 했다. 따라서 이번 기회로 어학 공부에 집중하고 싶었다. 다만 조용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싶어 ‘지방에 위치’ 한지의 여부도 따졌다. 앞서 말했듯 나는 이번 경험을 힐링의 기회로 삼고자 했다. 2학년을 마친 시점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적한 환경을 갖춘 학교를 지망했다. 사실 내가 가장 우려했던 점은 어학 점수다. 토익점수만 있는 상황에서 교환학생 지원이 가능할지 걱정이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많은 학교가 토익만으로도 지원이 가능했다. 교환학생 제도는 이처럼 많은 학생에게 열려있었다. 이렇게 난 미국 커니의 ‘네브라스카 커니 대학’에 지원했고, 면접을 거쳐 곧 합격통지를 받았다.

관건은 적응이었다. 모든 일은 처음이 힘든 법, 교환학생도 예외는 아니었다.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 스며들기란 생각보다 어려웠다. 당장 음식부터 입에 안 맞았고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도 혼란스러웠다. 무엇보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대인관계다. 개인적으로 난 새로운 사람과 잘 사귀고 어울리는 편이다. 애초에 이번 기회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 하지만 언어와 문화 차이의 장벽이 내겐 너무 높았다. ‘내가 지금 하는 말이 비문은 아닐까’ 혹은 ‘어떤 이야기를 해야 상대방이 좋아할까’, 어느 순간부턴가 소심하고 눈치 보는 나였다. 이에 친구도 쉽게 못 사귀고, 현지 생활이 버겁게 느껴졌다. 위기의식을 느낀 나는 고민 끝에 체육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함께 운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친해질 기회도 생기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한국에서 하던 요가와 헬스를 신청했고 새롭게 줌바 댄스에도 도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같이 땀 흘리는 사이가 되니 서로 간의 장벽이 낮아지고, 공통된 취미 속에서 대화거리도 많아졌다. 이렇게 서서히 난 미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

‘내가 잘 지낼 수 있을까?’‘말은 잘 통할까?’ 많은 분이 고민하는 것을 안다. 경험자로서 감히 조언하자면 여러분도 해낼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목표만 분명하다면 도전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본다. 난 도전한 결과, 기대 이상으로 성장했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아직도 커니 거리를 거닐던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다. 이런 마음을 많은 이들이 느꼈으면 한다. 복권도 긁는 사람이 당첨되는 법!망설이지 말고 기꺼이 도전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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