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전 9월 12일, 조선총독부 2층 회계과장실에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순사와 관리들이 모여들었고, 돌연히 들리는 폭발음에 총독부 건물은 아수라장이 된다. 범인은 의열단 소속 김익상이다. 그는 ‘아부나이, 아부나이(위험하다, 위험하다)’라고 소리친 뒤 사라진다.  

1921년 9월 9일, 김익상은 김원봉으로부터 폭탄 2개와 권총 2정을 받아 다음날 서울로 떠난다. 12일, 일본인 전기 수리공으로 변장한 그는 총독 암살을 목적으로 조선총독부 건물에 들어간다. 그는 오전 10시 20분경, 2층 비서과와 회계과장실에 폭탄을 던졌다. 비서과를 총독실로 오인한 것이다. 비서과에 던진 폭탄은 터지지 않았으나 회계과장실에 던진 폭탄은 바닥과 벽, 시설물 등을 파손했다. 총독 암살에는 실패했으나 폭발 뒤 혼란을 틈타 상해로 탈출했다. 이 사건으로 식민 지배에 대한 반감이 줄어들고 있다는 일본의 선전이 거짓이라는 게 드러났다. 

김익상는 항일 운동을 하기 전 서울 광성연초공사, 상해 전차회사 등에서 일했다. 그러다 북경에서 의열단 김원봉 단장을 만나게 된다. 이후 의열단에 입단하고 항일 운동에 매진한다. 이것이 그가 의열 투쟁을 하게 된 계기다. 김익상은 조선총독부 폭파 이듬해에 일본 육군 대장을 암살하려다 체포된다.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몇 차례 감형돼 풀려났지만 이후 행적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1962년 대한민국 정부는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그에게 추서한다.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들’이라며 김익상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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