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석 씨는 시민단체 ‘전쟁없는세상’에서 활동하고 있다. 반전(反戰)주의자로서 18년 전 병역거부 캠페인을 시작한 그는 어떤 목소리를 내왔을까. 

전쟁에 동원될 수 없다

그도 처음에는 병역거부를 생각지 않았다. 2001년 오태양 씨가 공개적으로 병역거부를 선언하면서 이를 처음 접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오태양 씨를 비롯한 병역거부자들을 만났고, 이들의 인권을 보장하고자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달라는 캠페인을 해왔다. 그러다 자연스레 자신은 병역 문제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게 됐다. 당시 이라크 전쟁에 한국군이 파병된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그는 이를 듣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침략 전쟁에 동원될 수도 있겠다”라며 병역거부를 생각했다고 한다. 동시에 병역거부로 아들이 감옥에 가면 부모님이 슬퍼하지 않으실까하는 생각에 걱정도 했다. 하지만 그는 “군대에 가서 불행해 하는 모습 또한 부모님이 슬퍼하실 것”이라며 병역거부를 결정했다. 

병역거부로 감옥에 수용됐지만 그는 떳떳했다. 병역거부자가 고위층처럼 권력을 이용해 부당하게 의무를 피하는 게 아니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군 면제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감옥 대신 사회를 위해 일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의 의무가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키는 것 말고 약자들을 돌볼 수 있는 노동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중의 이해받기 힘들어

그는 캠페인을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에게 ‘양심’이라는 단어를 이해시키는 것을 가장 어려워했다. 사람들은 법률적 개념보다 일상 언어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법률적 양심은 ‘도덕적 신념’이지 ‘착한 마음’이 아니다. 이로 인해 마치 병역거부자들이 양심도 없는 사람처럼 여겨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는 종교적 병역거부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대부분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사실로 ‘종교적 병역거부자’라 불려왔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종교, 정치 등 다양한 신념에 따라 유형이 나뉜다”라고 그는 말했다.

군 인권 개선도 따라온다

그는 병역 거부자를 향한 반감이 현재 우리나라 군인들의 턱없이 낮은 처우와 인권에서 비롯된다고 봤다. 특히 병역의 의무를 다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처우와 비교했을 때 불만을 가진다고 한다. 그래서 그도 오태양 씨처럼 군 인권 상향평준화를 지향한다며, “이러한 분노를 갖게 한 정부에 책임을 묻고 군 인권 문제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만을 예로 들었다. 대만에서도 군 인권 문제가 심각했는데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서 군대가 자발적으로 이를 개선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도 이러한 효과를 충분히 볼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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