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암체육관보다도 더 높은 곳에 위치한 대운동장 잔디밭에 운동기구들이 놓여있다. 개강 전이지만 학생들이 하나둘씩 대운동장으로 모여들었다. 익숙하다는 듯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학생들 손에는 헬멧과 운동복이 들려져 있다. 잔디밭에 헬멧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몸을 풀기 시작하는 학생들. 이들은 바로 미식축구를 연습하기 위해 모인 ‘이글스’ 부원들이다.

우리 학교 상징인 독수리에서 이름을 따온 이글스는 40년 전통의 미식축구 동아리다. 이글스는 매니저와 선수들로 이뤄져 있으며 평일마다 2시간씩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부원들은 방학 중에도 계절학기 기간을 제외하고는 훈련을 쉬지 않는다. 방학 동안 합숙을 통해 체력뿐만 아니라 경기에서 중요한 팀워크를 다지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끈끈함으로 이글스는 경기마다 우수한 기록을 내고 있다. 올해 열린 춘계 대회에서는 준우승하기도 했다.

이글스는 시간을 정확하게 점검하며 훈련 준비를 시작했다. 동아리 활동 시작 시각인 5시 전부터 “5분 전”, “2분 전”이라고 외치며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5시 정각이 되자 이글스 주장 서인호(물리학 13) 씨의 지시에 따라 몸풀기 운동을 시작됐다. 서인호 씨는 중간중간 “다리 제대로 올려”, “더 넓게 뛰어”라며 부원들의 동작을 지도했다. 운동 중에도 시간 배분을 철저히 해 이를 관리하는 매니저의 역할이 중요했다. “5분 남았습니다”라고 매니저들이 남은 시간을 알려주면 부원들은 이에 맞춰 동작을 이어나갔다. 매니저들은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고 훈련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세미나 시간에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부원들이 부족한 부분을 찾아 보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원들은 몸풀기 운동이 끝나자 헬멧과 미식축구복을 착용했다.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면 서로 몸을 부딪치고 달리는 등 격한 동작이 많아 장비 착용이 필수다. 특히 태클 훈련을 할 때는 상대방을 향해 힘껏 달려드는 동작을 반복했다. 서로 부딪힐 때 헬멧이 충돌하면서 큰 소리를 냈다. 보기만 해도 힘든 훈련이 반복됐지만 부원들은 훈련 내내 밝은 분위기를 유지했다. 박지훈(독어독문 14) 씨는 “훈련을 할 때는 힘들지만 부원들과 함께하는 게 즐거워 동아리 활동을 계속하게 돼요”라며 웃었다. 

부원들은 동아리에 들어오길 잘했다고 말한다. 매니저 김도영(관광컨벤션 17) 씨는 “부원들이 훈련하는 걸 옆에서 보고 함께하기 때문에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면 뿌듯해요”라고 전했다. 지난 학기 부터 이글스 활동을 시작한 신예성(경제학 18) 씨는 “체력도 좋아졌고 성격도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아서 동아리 활동 하길 잘한 것 같아요”라며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인호 씨는 운동 실력보다 끝까지 하고자 하는 의지가 이글스 활동에서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식축구는 대학생 때가 아니면 하기 힘든 운동이기 때문에 많이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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