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형(경영학) 교수

누구나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들으면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을 압도하는 세상을 먼 미래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먼 미래의 SF소설 같은 일들이 현재 진행 중이다. Amazon의 물류 창고에서는 ‘키바’라는 로봇이 사람 대신 상품을 분류하고 이동시키고 일본 노무라 증권에서는 인공지능이 주식거래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애리조나주립대학교(ASU)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기존의 단과대학 및 학과를 통폐합해 융합과 학제형 교육을 위한 17개 대학으로 혁신하였다. ASU는 ‘사회혁신 미래대학(School for the Future of Innovation in Society)’에 2개의 전공이 있다. 하나는 ‘사회혁신 예술학사(Innovation in Society Bachelor of Arts)’ 과정으로 인문학 및 질적 사회과학 분야가 융합한 교육과정이며, 외국어 교과와 함께 이수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사회혁신 과학학사(Innovation in Society Bachelor of Science)’로 자연과학, 공학, 경제, 양적 사회과학 분야가 융합한 과정이다. 과학 ,공학, 수학 과정은 추가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건강솔루션 대학(College of Health Solutions)’은 창의적 중재 개발이 가능하고,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는 헬스 케어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다. 교육과정으로는 행동건강, 생물의학 진단학, 생물의학, 정보학, 경영학 교육, 운동과학, 건강증진, 건강과학, 운동과학, 의학연구, 영양, 공중보건, 헬스 케어 과학, 언어 및 청각 과학 등에 초점을 둔 전공을 운영한다. ‘지속가능대학(School of Sustainability)’은 문자 그대로 지속가능한 문제에 초점을 둔 단과대학이다. 수질오염 및 부족 등 환경문제, 국제 개발, 생태계, 식품, 지속가능 정책 및 거버넌스 등 환경,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해법을 모색한다. 학사구조가 개편되고 강의의 콘텐츠가 변화함에 따라 교수의 강의법도 달라지고 있다. 선행학습 뒤 오프라인에서 토론식 강의를 진행하는 플립트 러닝(Flipped Learning), 창의적 문제해결법인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계획을 세워 해결하는 프로젝트 학습(Project Studying) 등 다양하다. 필자도 작년 안식년으로 미국 대학의 다양한 혁신사례를 보고 연구하여 지난 1학기 강의에 플립트 러닝과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하였다. 학기 초 수강생들은 바뀐 수업에 혼란을 겪었으나, 중반부터는 잘 적응해 학기말 강의평가 시 생산적이고 획기적인 수업이었다고 말했다. 

교수의 일방적인 수업과 암기와 필기위주의 수업은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전공과 강의에서 문제 해결능력, 팀플레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수업법과 세미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시대에, 인간은 보다 인간적이고 창의적인 역량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해야 한다. 부산대학교는 연구중심 대학으로 지역 인재 양성과 커뮤니티의 성공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기존의 단과대학과 학과, 전공의 높은 벽은 융합과 학제적 연구와 교육의 장애물이다. 하루빨리 이 벽을 허무는 용기와 혁신을 위한 노력만이 부산대학교의 혁신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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