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반에서는 일주일 내내 웃음과 눈물이 가득하다. 월요일엔 용산 현장에서 시위자들을 응원하던 엄보컬, 김선수 부부의 ‘하늘지붕음악회’가, 다큐멘터리 영화상영 및 감독과의 대화가 화요일마다 열린다. 그리고 토요일엔 홍대 인디밴드들과 자립음악가들이 참여하는 ‘자립음악회’까지.
 

  금요일에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싸우는 문화 활동가들이 모여 공연하는 ‘칼국수 음악회’가 열렸다. 다시 두리반의 칼국수를 먹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5만원치의 경유를 넣어 발전기를 돌리고 공연자들이 직접 악기를 설치하며 공연을 준비했다. 조그만 강의실만한 공연장에는 박스, 페트병 등으로 만든 작은 무대와 드럼, 앰프 등으로 꾸며져 있었다.
 

  저녁 여덟시, 공연자들이 차례로 무대에 섰다. △젬베와 기타 연주 △민중가수 권영주씨의 노래 △두리반에서 일을 돕는 황우진씨와 밴드 ‘악어’의 공연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인천 콜트악기 시위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동호(인천 작전동, 47) 씨는 “최근 인권운동가들도 작은 용산이라 불리는 두리반을 알리기 위해 노력중이에요”라며 “강자의 논리에 의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약자의 현실이 안타까워 공연도 보고 응원하기 위해 왔어요”라고 밝혔다. 띠를 두르고 하는 농성이 아닌 이런 문화적 활동에 대해 민중가수 권영주씨는 “삶이 곧 문화며 그래서 문화를 통한 투쟁은 공감대를 더 쉽게 형성할 수 있어요”라고 의미를 밝혔다. 또 이날 열정적 공연을 펼친 류지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이론 1) 씨는 “철거민 투쟁이나 권력에 맞서는 싸움이 딱딱한 것이 되면 내부에서만 활동이 이뤄지고 고립될 수밖에 없어요”라며 “두리반처럼 여러 문화적 활동을 통해 알려지면 즐겁고 재밌게 지속될 수 있죠”라고 전했다.
 

  웃음과 박수가 넘치는 시간이었지만 어려운 상황에 처한 두리반의 현실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을 존 도우라고 밝힌 관객은 “두리반 사람들은 정치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생존’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며 “포기하면 무조건 지지만 싸우면 이기고 지는 것은 반반이에요”라고 계속 두리반을 도울 것을 밝혔다.
 

  “힘들지만 다시 맞서 싸울 힘이 여러분과 함께하는 것에서 나와요. 질지도 모르지만 계속 힘을 합쳐 싸울거에요”라는 안종려 사장의 말처럼, 그들은 또 웃고 떠들며 생존을 위한 싸움을 계속 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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