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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내 교수 대량 공석 ‘벼랑 끝에 선 대학’
  • 김대호 기자
  • 승인 2018.05.27 01:06
  • 호수 1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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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전국 422개 대학 중 4년제 대학의 전임교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작년 12월 한국연구재단이 작성한 ‘대학 연구 활동 실태조사 분석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선별적으로 발췌해 만들어졌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전국대학 연구 활동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신진연구자라고 불리는 30대 이하 교수가 지난 2012년과 2016년 새 60대 이상 교수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현상을 두고 여러 전문가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령화 되는 교수사회
 
해가 거듭될수록 전체 교수 중 높은 연령대 교수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이 작성한 ‘대학 연구 활동 실태조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4년제 대학 전임교원 중 60대 이상 교수가 4년 전인 2012년에 비해 8,416명에서 5,387명(1.6배) 증가한 13,803명으로 나타났다. 신진연구자로 분류되는 30대 이하 교수의 수는 2012년에 8,614명으로 60대 이상보다 200명가량 많았지만, 2016년에는 6,940명으로 1,674명(1.2배) 감소하며 60대 이상의 교수 숫자 절반에 불과했다. 신진연구자가 전체 교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12.1%에서 2016년 한 자릿수인 9.3%로 하락했다. 
 
사립대학보다 국·공립대학 교수들의 연령이 높았다. 대학교육연구소에서 조사한 ‘2007년 vs 2017년 설립별 대학 전임교원 연령별 현황’에 의하면, 지난 2017년 국·공립대학 55세 이상 전임교원 비율은 42.7%로 사립대학(33.7%)보다 높았다. 특히 60대 이상 전임교원 비율은 국·공립대학이 19.7%로 사립대학(13.8%)보다 5.9%p 차이가 났다. 반면 40세 미만 전임교원 비율은 국·공립대학이 7.1%로 사립대학(12.3%)보다 낮았다. 
 
원인은 졸업정원제 도입
 
교수 고령화 현상 원인으로는 높아진 교수 채용 진입 장벽이 있다. 현재 대학에서 신진연구자들이 전임교원으로 채용되는 것은 힘들다. 이 탓에 나이가 들어 대학교수로 채용되는 경우가 늘어났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예전에는 박사후과정을 마친 신진연구자를 많이 뽑았다면, 요즘은 조금 나이가 든 검증된 교수들을 채용하려는 추세”라며 “이 탓에 젊은 박사들이 교수로 채용되기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80년대 도입된 졸업정원제를 교수 고령화의 원인으로 보기도 한다. 당시 정부는 졸업정원제를 시행해 입학생을 늘렸다. 그러다 보니 교수의 수도 늘려야 했다. 이때 채용된 전임교원은 12,000여 명이었다. 졸업정원제를 시행한 1980년대 채용된 교수들의 현재 연령은 60대 초중반이 됐다. 지난 1990년대 이후 대학이 증설되는 과정에서도 교수가 대거 채용됐다. 이들의 현재 연령층은 60대로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대학교육연구소 연덕원 연구원은 “졸업정원제 도입 이후 대학들은 신입생 수를 30% 추가 모집했다”라며 “늘어난 학생 수에 발맞춰 대학이 교수를 대거 늘린 것이 교수 고령화 현상의 원인”이라고 전했다. 
 
“학문 토대 무너질 수도”
 
교수 고령화로 전국 대학에서 향후 10년간 정년으로 퇴임할 교수는 3명 중 1명꼴이다. 우리 학교의 경우, 향후 5년간 총 교수 1202명 중 250여 명이 정년이 돼 퇴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부족해진 교수 수로 인해 학문 연구가 단절돼, 연구 진행이 더뎌지고 연구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 우리 학교 사회과학대학 A 교수는 “연간 50여 명이 퇴임하는데, 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으면 신규교원을 채용하는 시간이 수년간 길어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분명 교육·연구에 공백이 생긴다”라고 지적했다.
 
향후 교수 대량 공석과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의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 교수들이 급속도로 빠지게 됐을 때, 적절하게 교수가 충원되지 않는다면 남은 교수들의 학업과 연구 부담이 커질뿐더러 학과의 존폐 위기가 올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교수 대량 공석이 맞물려 학생과 교수의 비율은 적정하더라도 학생과 교수의 규모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동훈(심리학) 교수는 “대량 공석으로 존폐 위기가 올 수 있는 학과들 대부분은 기초학문일 것”이라며 “교수 고령화 문제로 우리나라의 학문 토대가 무너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정부 지원 필요해
 
교수 대량 퇴임에 정부나 대학이 대비해야 한다. 사전에 신규 교수를 증원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이동훈 교수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문을 학습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라며 “정부의 지원으로 인력 수급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전했다. 국·공립대학에 대해 지원이 더 절실하다는 의견이 있다. A 교수는 “지리적 조건과 급여 수준이 국·공립대학보다 사립대학이 높다”라며 “때문에 인재들이 사립대학에 몰려들 수 있어 국·공립대학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대량 공석 사태를 통해 대학의 전임교원 확보율을 높일 수 있다. 그간 대학들은 등록금 동결로 인해 재정 위기가 있었다. 또한 재임용제도와 계약임용제도의 도입으로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는 교수들이 늘어났다. 이번 대량 퇴임을 통해 정년이 보장되는 신임교수들을 여러 뽑아 잘못된 대학 채용 구조를 바로잡자는 목소리가 있다. 연덕원 연구원은 “전임교수가 정년이 돼 퇴임할 경우 급여가 최고 수준”이라며 “그 금액으로 정년이 보장되는 신규 교수 2명을 채용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김대호 기자  hade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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