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하고 재미없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작년 1학기에 나는 다른 공학생과 다를 것 없었다. 역학 문제를 해석하고, 배로 불어난 과제로 괴로워하는 대학생이었다. 그렇게 남들 앞에 내세울 것 하나 없던 그저 그런 내 대학 생활에 언젠가부터 조금 특별한 의미가 생겨났다. 

작년 2학기의 시작과 동시에 페이스북 <부대신문> 페이지를 통해 수습기자 모집 공고를 접하게 됐다. 소신껏 채워 내려간 지원서를 학보사 메일로 전송하기 전. 수많은 고민들이 머릿속을 교차했다. 이는 ‘학보사에서 주간지로 신문을 발행하는데 바쁘진 않을까?’ 하는 생각과 ‘시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기사를 잘 쓸 수 있을까?’ 등의 조바심이었다. 그러나 새 학기를 맞이했던 나는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며, ‘더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보람 있게 보내야겠다’라고 굳건히 다짐했다. 학보사 활동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며, 공허했던 나의 대학 생활을 새로운 의미들로 채워가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는 학보사 활동을 통해 같은 대학 학생들과 소통하고 싶었기도 했다. 또한 주변인들에게 내가 쓴 기사가 실린 신문이라고 권해주고 싶었다. 학내 중요 사안을 다루는 신문이기에 우리 학교 구성원이라면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학보사 입사와 동시에 큰 난관에 부딪혔다. 입사 전 글을 쓰는 데 있어 가졌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아 글을 쓰는 버릇이 깊게 배어 있어, 기사를 쓰는 일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학기 빼곡한 시간표로 인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 지난 발행들을 어떻게 해왔는지 잘 모르겠다. 발행 일주일을 마라톤처럼 쉼 없이 달렸던 것이다. 

입사 전 지난날을 돌아봤듯 낙수를 쓰는 지금. 이번 학기 부수습기자였던 내 모습을 되돌아본다. 그 속에서 때론 취재가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해하는 순간의 나, 매주 새로운 취재원과 소통하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나를 마주한다. 전화 취재를 진행할 때. 수화기를 통해 닿게 되는 다양하고 새로운 취재원은 내게 있어 다가가기 힘든 ‘낯선 사람’이었다. 발행을 거듭하며 수많은 취재원과 인터뷰를 진행해보니, 그분들에게 나도 ‘낯선 사람’이었다. 그랬다. 처음 만난 취재원과의 관계는 내가 얼마나 진심으로 마음을 여느냐에 따라 그분들도 마음을 여는 것이었다. 결코 그들은 어려워할 대상이 아니었다. 이것을 깨닫기까지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나는 그 시간을 겪으며 한 뼘 더 성장했다. 

이전과 달리 ‘마음가짐’도 변했다. 내가 쓴 기사를 읽고 피드백을 해주는 주변인이 생겨나다 보니 내가 쓴 기사에 대한 ‘책임감’이 더 강해졌다. 독자일 때는 몰랐던 기자들이 짊어진 ‘기사의 무게’를 발행을 거치며 알게 됐다. 나의 실수가 학보사 전체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아직은 한없이 부족하지만 다양한 취재를 통한 ‘성장’에 내 기사에 대한 ‘책임감’을 더해 부족함 없는 기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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