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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의 문화행정 ‘가시적 성과는 두드러졌지만 고민은 부족해’
  • 곽령은, 추예은 기자
  • 승인 2018.05.13 08:49
  • 호수 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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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선 6기 부산광역시 서병수 시장의 임기가 곧 만료된다. 그는 ‘사람과 기술, 문화로 융성하는 부산’이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대학가 청년창조발전소 조성 △일상 속 시민 생활문화 확산 △지역예술인 복지 △예술인 상상 마을 조성 △원도심 근대문화공간 조성 등을 약속했다. 이에 <부대신문>이 지난 4년간의 부산 문화 행정을 짚어봤다.

 

1. 공약 점검

① 대학가 청년창조발전소 조성  

부산 청년들에게 창작공간을 제공해 청년문화에 활력을 주는 공약이 추진됐다. 대학가 주변의 공간을 매입해 △공연장 △전시장 △커뮤니티 공간 등의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지역 문화 및 경제와 대학가 활성화를 위한 서병수 시장의 민선 6기 핵심공약사업이다. 

청년창조발전소는 도심과 대학을 연계하는 지역 7곳에 조성될 예정이었다. 7곳의 지역 중 △사상 △북부 △남부 클러스터에 청년창조발전소가 우선적으로 설립됐다. 이에 따라 작년 3월 부산 진구에 위치한 청년창조발전소 ‘Design Spring’ 설립을 시작으로, 12월에 금정구와 남구에 ‘꿈터 플러스’와 ‘고고씽 JOB’이 구축됐다. 작년 12월 말을 기점으로 애초 우선됐던 3개 핵심 클러스터에 청년창조발전소 조성이 완료됐다. 따라서 나머지 4곳의 청년창조발전소 구축이 남은 상황이다. 부산시청 도시재생과 정찬규 주무관은 “올해 개소된 3곳에 대한 평가 및 검토를 거친 후, 내년에 나머지 4곳의 개소를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년창조발전소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만을 추구했다는 지적이 있다. 부산 청년 문화계에서 활동해 온 박정오(남구, 28) 씨는 “지자체는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존의 시설과 단체를 지원하는 것을 꺼린다”라며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공간 구축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② 일상 속 시민 생활문화 확산

부산시청은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시설과 비용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쳤다.

현재 부산에는 △수영구 생활문화센터 △범일 생활문화센터 △영도구 깡깡이 생활문화센터 등 총 14개의 생활문화센터가 있으며, 이는 시민들로 구성된 생활문화동아리 등이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부산의 근대 건조물인 청자빌딩을 개조한 ‘한성 1918-부산생활문화센터’가 개관되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운영될 프로그램이 준비되지 않은 채 개관됐다는 비판이 있다. 김원명(경성대 음악학) 교수는 “역사적 공간인 청자빌딩을 부산의 생활문화센터 중심지로 활용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진행 과정이 성급했다”라고 말했다. 한성1918-부산 생활문화센터는 현재 시범운영 중이며 부산의 여러 생활문화센터와의 네트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시민 생활문화동아리에 대한 지원사업도 시행되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2015년 부산 내 생활문화동아리 전수조사를 시행해 지원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지원은 각각의 생활문화동아리들이 연합한 생활문화연합회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원방식은 크게 생활문화연합회 주도의 축제인 생활문화예술제와 이들을 위한 교육으로 나뉜다. 수영구 생활문화연합회 김영희 회장은 “작년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1회 수영구 생활문화예술제를 개최했다”라며 “예술제 기획 등에서 미숙한 부분이 있어 부산문화재단 등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③ 예술인을 위한 문화·복지·고용 연계프로그램 

예술인들의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보장하는 공약도 있다. 예술인들을 위한 복지 정책으로 뒷받침하고 고용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해당 공약에 주민을 대상으로 지역 예술인들이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포함됐으며, 이는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또한 2015년 5월부터 9월까지 ‘지역예술인 실태조사 및 복지정책 수립 용역’이 실시됐다. 해당 정책은 부산 예술인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이를 바탕으로 예술인 복지정책을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후 작년 12월에 복지정책으로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과 ‘지역예술인 역량강화’가 정상 추진됐다. 그러나 지역 예술인들은 정책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재미난 복수 김건우 대표는 “해당 사업은 실제 현장에서 잘 체감되지 않는다”라며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홍보도 미흡하다”라고 지적했다. 

④ 예술인 상상 마을 조성

서병수 시장은 지역 내 예술인 상상 마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예술인 상상 마을 사업은 근대 산업 유적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연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도시재생사업이다. △예술인 △주민 △자치구로 구성된 단체를 대상으로 사업을 공모했고, ‘깡깡이 예술마을 사업’이 최종 선정됐다. 이후 1년간의 사업 준비 기간을 거쳐 2016년 5월 사업이 진행됐다. 본래 작년까지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추진과정에서 변동사항이 생겨 올해 6월로 늦춰졌다.

예술 상상 마을 사업은 대체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돼왔지만 마을 조성 후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지원이 끊길 시, 주민 주도의 마을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오 씨는 “예술인 상상 마을과 유사한 사업이 완료된 후 마을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지역민의 주체적인 운영을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현재 예술인 상상 마을 사업단은 지원사업 등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해당 사업을 주관하는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송교성 지식공유실장은 “사업을 통해 구축된 마을 다방과 커피숍 등을 마을회 주민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라며 “현재 내년까지 진행될 지원사업이 마련돼 있고 구청에서도 다양한 지원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⑤ 원도심 근대문화공간 조성

부산의 근대문화자원을 발굴하기 위한 정책도 있었다. 부산시청은 부산 원도심 지역의 근대역사, 문화자원과 부산의 △먹거리 △볼거리 △살 거리 등을 연계해 ‘부산 원도심 스토리 투어’라는 관광코스를 만들었다.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스토리 텔러가 각각의 장소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설명한다. ‘용두산 올라 부산포를 바라보다’, ‘이바구길 걷다’ 등 4개로 출발한 코스는 꾸준한 개발로 현재 8개에 달한다. 부산 원도심 스토리 투어는 2016년 관광객 1만 5,000여 명을 유치하고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2016년 영도대교의 도개행사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겸 관광센터인 영도 웰컴센터가 개관됐다.

한편, 원도심 근대문화공간 조성이 성급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이 있다. 원도심 근대문화자원과 관련된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원도심의 문화와 역사에 피상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있다. 부경근대사료연구소 김한근 소장은 “해당 장소의 역사와 의미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우선 되어야 한다”라며 “원도심 지역에 대한 연구가 더딘 상황에서 관련 정책을 시행했다”라고 전했다.

 

2. 문화 행정 총평

‘문화 본질 모른다’

  서병수 시장이 내세운 문화정책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문화의식이 결여돼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문화공간 조성 등에 치중돼 부산의 문화융성을 위한 장기적인 정책이 시행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정오 씨는 “청년 단체들은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지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정책 수립 전에 실태 조사를 실시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파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문화정책 대부분이 도시재생사업 등 문화산업에 치중됐다는 의견이 있다. 이명관 교수는 “정책 대부분이 문화로 돈을 버는 ‘문화 산업’과 관련된다”라며 “이러한 정책에 치중하는 것은 문화의 본질에 접근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문화 행정에 있어 순환 근무 시스템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정책 담당자의 교체 주기가 짧은 현 시스템 하에 담당자가 전문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남송우(부경대 국어국문학) 교수는 “담당자들이 전문성을 갖고 문화정책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며 “부산문화재단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등 전문성을 갖춘 민간단체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통제로 역행한 문화행정

문화 행정직 인사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서병수 시장이 임명한 부산 주요문화기관의 기관장들이 연이어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2014년 임명된 부산문화재단 이문섭 전 대표는 성추행 의혹에 휩싸여 2016년 임기 중 사퇴했다. 또한 부산 미술계의 반발에도 연임된 부산비엔날레 임동락 전 집행위원장은 특혜 채용 혐의로 연임 6개월 만에 사퇴했다. 부산 민예총 차재근 기획정책위원장은 “조직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조직 수장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라며 “각 기관의 수장은 그에 합당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 파행에 대한 질책도 있었다. 남송우 교수는 “문화정책의 기본원칙은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부산국제영화제 파행은 문화 예술 분야를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보지 않는 부산시의 인식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건우 대표는 “문화의 특성상 한 발 물러나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며 “지난 문화정책을 살펴보면 부산시에서 지원을 명목으로 통제하려는 모습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곽령은, 추예은 기자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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