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깊은 역사만큼이나 오랫동안 강의되는 과목이 많다. 우리 학교의 <부산대학교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규정> 제28조에는 개설과목이라도 수강인원이 모자라면 폐강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는 오래된 과목일수록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강의라는 것을 말해준다.
72주년 개교기념일을 맞아 우리 학교에서 오랜 시간 계속해서 개설된 교양선택 과목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봤다. 기록이 남아있는 2000년부터 올해까지 가장 오래 유지된 과목 4개를 선정했다.

- 한국의 문학사상

<한국의 문학사상> 과목은 18년 이상 지속됐다. 해당 과목으로 학생들은 선인들의 △삶에 대한 태도 △문화 △학문적 지식과 사상 △작품 등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또한 그들의 열정과 지혜를 배움으로써, 자신의 삶을 반추할 기회를 가진다. <한국의 문학사상> 과목을 오랫동안 강의한 교수들은 과목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 허순우(국어국문학) 교수는 “옛 문인들이 우리들과 동떨어진 특별한 존재가 아닌 비슷한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게 하기에, <한국의 문학사상> 과목이 충분한 의미를 갖는다”라며 “단편적인 수준의 교양지식에 머무르지 않고, 학생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게 교재를 개편하는 노력도 과목의 역사를 이어 나가는데 기여했다”라고 말했다. 한태문(국어국문학) 교수는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접할 수 없는 고전 문학가들이 등장하는 것도 과목이 지속되는 이유”라며 “학생들과 교수들 간 마음이 통하는 부분이 많아,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후배들에게 추천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문학사상> 수강생들은 △선인들의 삶을 아는 것 △교수와 소통이 잘되는 점 △새로운 작품을 배우는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차재환(행정학 18) 씨는 “모르던 옛 선인들의 사상을 알게 되는 것이 흥미롭다”라며 “그들의 역사와 작품을 배울 수 있는 것이 <한국의 문학사상> 과목의 매력”이라고 밝혔다. 배수민(무용학 16) 씨는 “재수강임에도 매번 새롭고 재밌다”라며 “교수님이 수업하실 때 학생과 소통하려는 점이 좋다”라고 말했다.

- 현대인의 체력관리

<현대인의 체력관리>는 18년 이상 꾸준히 개설된 교양과목이다. 이 과목은 실생활과 맞닿아 있는 ‘건강’에 대해 공부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 △운동법 △생활방식 개선법 등을 배울 수 있다. 서국은(스포츠과학) 교수는 “건강관리에 대한 지식은 사회에 진출해서도 유용하기 때문에 이 과목은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수업이다”라며 “이로 인해 오랫동안 과목이 유지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학생들은 과목을 통해 배운 지식이 실생활에 적용되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김종호(독어독문학 11) 씨는 “인생에서 꼭 필요한 지식들을 배울 수 있다”라며 “새로운 운동법을 배운 후, 실제로 일상에 적용할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선영(의류학 17) 씨도 “운동을 계획하는 방법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좋았다”라며 “생활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 지구의 역사

<지구의 역사>는 지구의 탄생과 형성 등을 알아보는 과목으로, 13년간 지질환경과학과에서 강의 되고 있다. 학생들은 수업에서 광물과 지각의 구조를 통해 지구가 어떻게 변화해 왔고, 그 기록들이 지구에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는지를 공부한다. △지표면의 변화 △바람의 작용 △빙하의 작용을 통해 오늘날 지구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와 자연재해 현상과 관련된 내용도 들을 수 있다.

교수는 해당 과목으로 학생들이 지구의 모습에 관심을 두길 바랐다. <지구의 역사> 수업내용은 일상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그 때문에 학년과 학과 구분 없이 모두가 흥미롭게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김진섭(지질환경과학) 교수는 “자연재해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다면 일상에서 언제, 어떻게 재해에 대비할지 판단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환경문제를 이해하는데도 <지구의 역사> 내용이 유용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선갑(지질환경과학) 강사는 “이 수업에서 배우는 지구의 문제만이라도 알고 있으면 환경문제를 의식하는 시민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구의 역사> 수강생들은 과목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수강생 A(신문방송학 13) 씨는 “동기들이 내용이 어렵지 않다고 추천해줬다”라며 “시청각 자료를 통해 지구의 구조를 설명해줘서 이해하기 쉽다”라고 말했다. 다른 전공 학생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다. B 씨는 “어문 계열 학생인데도 흥미롭게 들을 수 있다”라며 “여러 상식을 가르쳐줘서 도움이 된다”라고 전했다.

- 물리과학의 세계

<물리과학의 세계>는 18년 동안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개설된 교양과목이다. 과학발전에 따른 사회변화를 다루고, 유명 과학자들의 삶과 업적을 가르쳐 준다. 시대별 저명한 학자를 소재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고대부터 현대까지 물리학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흥미롭게 들을 수 있다. 그리스 시대의 자연 철학자들이 만든 이론을 배우는 것을 시작으로, 근대 물리학과 양자역학으로 대표되는 현대물리학까지 다룬다. 과학사나 일반물리학이 아닌, 과학사적으로 결정적인 사건이나 중요한 물리 개념을 배운다.

<물리과학의 세계>를 수강하는 학생은 물리학을 처음 접하더라도 재밌게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론과 더불어 해당 이론의 과학자를 소개하기 때문에 다채롭다는 것이다. 조세영(체육교육 17) 씨는 “이전에 몰랐던 새로운 과학자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라며 “특히 천문학을 흥미롭게 수강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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