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국내 백두산 연구는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백두산이 중국과 북한의 접경에 놓여 있어 현장 조사가 어려운 탓이다. 따라서 연구는 외국 학자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진행되는 실정이다.

백두산은 쉬지 않는다

백두산은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활화산이다. 과거 ‘밀레니엄 폭발’ 이후에는 활동이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지난 2000년간 가장 큰 화산 폭발로, ‘화산분화지수(VEI: Volcanic Explosivity Index)’의 ‘VEI 7’ 해당한다. 그러나  2002년 6월 말부터 화산 폭발 전조 현상이 나타나면서 위험성이 인지되기 시작했다. 당해부터 3년 반 동안 하루에 스무 번씩 화산성 지진이 발생했으며 작은 지진이 8,000회 이상 일어났다.     

백두산이 폭발할 시 발생하는 피해는 상당하다. 화산재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 일어나고 이산화황 등의 화산가스들이 대기 중에 머물다가 산성비가 돼 내린다. 심지어 화산재의 입자가 대기의 햇빛을 막아 북반구의 여름이 사라질 수 있다. 

국내보다 외국에서 연구 많아

국내 백두산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해방 이후부터 근대적인 연구가 시작됐으나 접근성의 제약으로 한계를 겪고 있다. 백두산이 중국과 북한의 국경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학자들이 백두산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중국에게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우리나라 학자들을 일부 견제해 조사를 통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 조사의 차질로 인해 국내 백두산 관련 논문 수도 외국에 비해 적다. 현재 백두산은 소수의 인력에 의해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윤성효(지구과학교육) 교수는 “백두산 연구 인력이 적고, 접근성의 제약이 있어 국내 연구 논문 수가 외국에 비해 적다”라며 “그러나 백두산에 관심을 지닌 학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따라서 현재 외국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백두산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중국 학자들이 연구를 독점하고 있는 현실이다. 2002년 화산 폭발 전조 현상들이 속출하면서 중국은 국가 재난의 위험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또한 과거 큰 폭발 전력을 지닌 백두산의 화산 활동이 전 세계 학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어 학문적 가치를 자각했다. 이에 지리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이점을 활용하여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손영관(경상대 지질과학) 교수는 “중국 학자들이 백두산 연구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학문적 중요성을 자각하고 백두산 폭발이라는 큰 자연재해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다. 

남북공동연구 시도 번번이 없던 일로

백두산을 중국과의 접경에 두고 있는 북한 역시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과거 북한은 남한 정부에 세 차례 남북공동연구를 제안하기도 했다. 2007년 11월에 북한이 처음 제안했으나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이 일어나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돼 무산됐다. 2011년 3월과 2015년 11월에도 제안했으나 불안정한 남북관계의 여파로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북한은 백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도 독자적인 연구를 진행할 수 없다. 연구 시설이나 기자재 등 인프라가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0년부터 2000년대까지 북한 학자들이 발표한 연구 논문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이에 남한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연구를 활성화하고자 한 것이다. 오창환(전북대 지구환경과학) 교수는 “북한의 연구 시설이 미흡한 수준”이라며 “따라서 우리나라가 연구 기자재 등을 지원하려면 국제연합(UN)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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