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법무부는 변호사시험이 도입된 지 7년 만에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별 합격률을 처음 공개했다. 지방 법학전문대학원의 경우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저조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방대학 법학전문대학원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지방과 수도권, 벌어지는 격차

법무부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발표했다. 수도권과 지방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살펴보면, 7위를 차지한 영남대학교(59.79%)를 제외하고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외 지방대학 로스쿨 합격률이 전체 평균(49.3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률 19위에 머무른 우리 학교 로스쿨(41.74%)의 경우, 1위인 서울대학교 로스쿨(78.65%)과 1.88배 정도 격차를 보였다. 이처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있는 로스쿨과 지방에 있는 로스쿨 간의 합격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인재 선발’ 딜레마가 되다

지방 로스쿨의 성적 저조에 지역인재 선발 제도가 요인으로 꼽혔다. 지방 로스쿨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연연하지 않고 지역인재 20% 선발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4년,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정부가 <지방대 육성법>을 제정했고, 지방 로스쿨의 경우 해당 지역 대학 졸업자의 20% 이상을 선발토록 장려했다. 일부 지방 로스쿨은 다소 지원자의 입학 성적이 부진하더라도 정부의 방침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합격률이 저조해졌다. 서울권 대학 로스쿨 A교수는 “지역인재 우선 선발을 통해 지방 인재가 지방 로스쿨에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합격률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어 지방 로스쿨 입장에선 딜레마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수도권 로스쿨이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꼼수’를 쓴다는 주장도 있었다. 현행 변호사시험 응시 자격은 로스쿨 졸업자에게 주어지지만, 성적이 부진한 졸업예정자를 미리 떨어뜨려 합격률을 조정시키는 것이다. 우리 학교 로스쿨 B 교수는 “우리 학교는 특별히 성적이 부진한 소수의 학생 외에는 모두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준다”라며 “여러 로스쿨이 졸업 시험에서 과도하게 많은 학생을 탈락시키고 있는데, 이건 합격률 높이기와 관련 있으며 비교육적이다”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로스쿨 합격률 저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수도권 집중화’를 꼽았다. 로스쿨의 성적은 우수한 학생이 얼마나 입학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우수한 학생들이 수도권 로스쿨로 몰려 수도권과 지방 로스쿨 합격률 간의 격차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A 교수는 “아무래도 학력이 좀 더 우수한 학생들이 수도권 로스쿨에 모여있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 여건대로라면 지방 로스쿨은 점차 우수한 인재가 더 적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학 서열화가 로스쿨 사이의 격차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는 분석도 있다. 대학교육연구소 임희성 연구원은 “수도권 로스쿨과 지방 로스쿨의 합격률 격차만큼 대학 간의 서열화를 잘 보여주는 지표는 없다”라고 말했다. 

정부 재정지원 필요해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대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지방 로스쿨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A 교수는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것을 해결하려면 지방 로스쿨들이 뭉쳐서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발표되자 지방 로스쿨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우리 학교도 지난달 23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방안을 고민했다. 한국법조인협회 김정욱 협회장은 “합격률이 저조한 지방 로스쿨의 경우 커리큘럼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법무부가 지방 로스쿨의 상황을 외면하고 누적 합격률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법무부가 지방 로스쿨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학기(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시점에서 각 지방 로스쿨이 나서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분발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법무부에서 합격률이 낮은 대학에 대한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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