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부산 음악을 기록하고 알리는 <뷰직페이퍼> 편집장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부산 음악이 생소한 이유를 곱씹어 생각해 봤다. 한 번도 부산 음악인들의 노래를 감상해보지 못한 것이 그 이유였다. 평소 길거리에 흔히 있는 전단지나 현수막에도 부산 음악인의 공연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생각보다 부산에 실력 있고 활발히 활동하는 음악인들이 많다고 느꼈다. 필자는 부산에 살면서 그들의 존재를 몰라왔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부산 음악인들은 음악 활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김혜린 편집장은 “부산 음악인의 99%는 다른 직업과 병행하며 음악 활동을 해요”라며 그들의 무거운 현실을 전했다. 이번 기회로 필자가 접했던 부산의 음악은 예술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부산 음악인은 직업으로서 음악 활동을 해올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의 음악은 홍보되지 못해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부산 음악이 가진 가치를 잘 모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대가를 지불하기 망설인다. 문화 향유자로서, 그들의 활동을 취미가 아닌 ‘노동’으로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부산 음악의 가치를 알게 된다면 이를 더 찾고 기꺼이 비용을 감수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산 음악의 가치를 지역 독립잡지 혼자서 알리고 있었다. <뷰직페이퍼>는 부산 음악인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 필요한 △부산 음악 홍보 △지역 음원 시장의 소비자와 생산자 플랫폼 구축 등에 앞장서고 있다. 부산 음악인의 활동을 지속해나가는데 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 음악인들의 활동은 지역 문화를 부흥시킨다. 시민의 입장에서는, 지역에서도 동등하게 누릴 수 있는 문화 향유 권리를 가진다. 음악인들의 활동이 이러한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 권리를 보장해줄 수 있다. 이들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공공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역민 스스로도 문화 향유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제고돼야 한다. 하지만 우선돼야 할 것은 지자체 차원의 대대적 홍보이다. 지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그들의 활동을 보장하고 홍보해야 하는 주체가 지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그들의 활동이 지역 문화의 부흥을 위해 꼭 필요하다 느꼈지만, 한편으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현재 지역 문화의 부흥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단체는 재원 기반이 탄탄하지 않았다. 국가의 재원을 활용해 이들을 홍보하고 지원하는 데 지자체가 나선다면, 분명 현재 부산 음악인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절반 이상은 줄어들 것이다. 이들의 노력으로 부산 음악인의 활동이 활발해진다면 지역문화뿐 아니라, 결국 전체 문화 생태계가 건강해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렇다면 필자를 포함한 지역민들도 ‘우리의 지역’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음악을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부산 시민들이 좋아하는 부산 음악인 이름 하나 쯤은 댈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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