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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드리운 사교육의 그늘
  • 김대호 기자
  • 승인 2018.04.29 05:30
  • 호수 1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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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학생들은 중간고사 시험을 치렀다. 시험을 앞두고 높은 학점을 위해 전공과목과 관련된 과외나 인터넷 강의를 찾는 대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기초지식을 쌓거나 높은 학점을 받기 위해 사교육을 이용하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해당 현상이 대학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서비스를 제공해주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마다 다른 사교육 접근의 이유

사교육을 이용하는 대학생들은 주로 과외를 받거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과외를 이용하는 학생 대부분은 지인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접근한다. 실제로 과외를 알선해주는 사이트가 여럿 있다. 해당 사이트의 인기 과목으로는 △수학 △물리 △화학 △C언어 △회계 등이 있었다. 

학생들이 사교육을 이용하게 된 이유는 저마다 달랐다. 부족한 기초지식 탓에 뒤처지는 진도를 따라가고자 사교육을 받기 시작한 학생이 있었다. 현재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 A 씨는 대학에 교차지원으로 입학하다 보니 전공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했다. 그는 “대학생 과외와 인터넷 강의를 통해 학점 관리를 했다”라며 “역학과 같은 일부 과목은 혼자서 공부하기 쉽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대학생 사교육은 그가 낯선 전공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학생 B 씨는 높은 학점을 목표로 사교육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강의의 핵심 내용을 속성으로 익혀 좋은 점수를 받고자 사교육을 이용했다”라고 전했다. 

과외를 이용하는 학생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접근한다

교육의 본질 흐려져

전문가들은 대학생 사교육이 대학 교육의 본질에 반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학은 기본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자 하는 곳이 아닌 스스로 문제의식을 키우고 고민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기르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또한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과의 이질감이 발생할 수 있고, 사교육 학생의 수업 충실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김동훈(국민대 법학) 교수는 “대학은 사교육의 부정적 측면을 학생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대학은 흥미로운 강의 개발을 통해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으면서 비용 문제도 발생할 수밖에 없다. 등록금 이외의 생활비까지 부담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사교육비 지출은 큰 부담이 된다. 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등록금 이외에도 부가적인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이라며 “학부모나 학생에게 큰 부담이 따를 것 같다”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충분히 교육 제공했어야

전문가들은 취업 경쟁의 격화로 대학 성적이 중요한 스펙으로 인정되면서 대학생 사교육이 나타난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중고등학교 때 받았던 사교육 때문에 발생했다는 분석이 있다. 김동훈 교수는 “각종 사교육을 통해 공부를 해오던 습관으로 인해 아직까지 주도적 학습 능력이 개발되지 않아 발생한 현상이다”라며 “이를 공략하는 사교육업체들의 상술에 휘말리는 면도 있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대학 안에서 제대로 교육이 제공되지 않아 발생하는 일이라는 주장도 있다. 임은희 연구원은 “학생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학교 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사교육을 받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결국 대학 안에서 제대로 교육이 제공되지 않아 발생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송혜윤 책임연구원은 “대학 시스템상 모든 학과 수업을 들을 수 없다는 것에서 생겨나는 문제”라며 “수업의 질도 떨어지다 보니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대학들이 움직이다

부족한 전공지식을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을 꼭 받아야만 할까?대학 내에는 수학이나 기초과학에 지식이 부족해 수학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이런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덜어주고자 여러 프로그램을 학교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건양대학교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기초클리닉’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 전담 교수가 전공 학습에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수학 △물리 △화학 등과 같은 기초전공은 물론 글쓰기와 외국어도 무료로 직접 가르치고 있다. 학생과 교수가 시간 조율을 하고 공강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학습 지도가 이뤄진다. 매 학기 초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이번 학기의 누적 신청자는 1,000명 이상이다. 건양대학교 기초교양교육대학 관계자는 “기초클리닉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전공과목 학습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사교육이 아니더라도 학교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열어둔 프로그램”이라고 답했다.

한양대학교에서도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공과대학의 경우 공학교육혁신센터가 주관해 ‘공학수학 튜터링(Tutoring)’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매 학기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다. 공과대학의 필수 이수 전공인 ‘공학수학’ 과목을 A학점 이상 성적을 받았던 튜터(Tutor)가 해당 학기 수강 학생인 튜티(Tutee)를 학습 지도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한양대학교 공학교육혁신센터 조희숙 책임연구원은 “대학 내에서 교과목 수도 많아 한 과목을 깊게 배우기가 힘든 현실”이라며 “이렇게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우리 학교의 경우도 교수학습지원센터 주관으로 ‘효원 튜터링’이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교양과목을 제외한 전공, 일반선택 과목 중 튜티가 선택할 수 있으며, B+학점 이상 성적을 받았던 튜터가 해당 학기 수강 학생인 튜티를 학습 지도해준다.

 

김대호 기자  hade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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