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의존해 미로그림을 탈출하고 있다
점판과 점핀을 이용해 점자를 쓰고 있다
시각장애 체험 중 하나로, 눈을 가린 채흰지팡이와 점자블록에 의지해 걸어본다
팔꿈치로 책장을 넘기고 있다
수화 표현을 배우고 있다

“장애는 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기회의 부족입니다” 12시가 되자 우리 학교 넉넉한 터에 학생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구호 외침이 끝나자 특수교육과 학생들의 손에 이끌려온 학생들로 행사장은 북적북적해졌다.

지난 2일과 3일 특수교육과와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주최하는 <4.20 장애 차별 철폐의 날> 체험행사가 열렸다. 매년 4월 20일 이전에 한 주 동안 행사가 실시되는데 이번 행사는 우천으로 인해 이틀만 실시됐다. 체험행사는 △학습장애 △지체 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를 주제로 매일 2개씩 진행됐다. 이에 기자도 직접 참여해봤다.

학습장애 체험에는 △거울 보고 미로 그림 탈출하기 △거꾸로 된 영어지문 읽기 등이 있었다. 이 중 ‘거울 보고 미로 그림 탈출하기’는 거울만 보고 미로 그림을 탈출하는 활동이다.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미로라 쉽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원하는 대로 손이 움직이지 않아 답답했다. 학습장애인 중에는 학습할 때 눈과 손의 협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비장애인보다 글을 쓰고 읽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손쓰지 않고 책 페이지 넘기기 활동을 통해 지체 장애를 간접 체험해보기도 했다. 손을 쓰지 않고 책장을 넘기려니 상당히 어려웠다. 팔꿈치나 턱 등으로 수차례 시도했지만 제대로 페이지를 넘길 수 없었다. 장애 학생은 책장을 넘겨주는 등 보조공학기기의 도움을 받는다. 보조공학기기는 장애인이 일상생활이나 직업 생활 등을 잘 영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구를 말한다.

시각장애와 청각장애 체험에는 각각 △점자로 이름 쓰기 △수화 배우기가 있었다. 점자는 여섯 개의 점을 조합해 만들어진다. 점자판을 종이에 대고 한 점씩 꾹꾹 눌러 이름을 적었다. 눈을 감고 완성된 점자를 만졌는데 자음 하나를 알아내는 것도 어려웠다. 다음으로 청각장애인의 언어인 수화를 배웠다. 수화에서는 손 모양 하나가 자음과 모음을 나타낸다. 때문에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입니다’라는 간단한 소개 표현인데도 이름의 자음과 모음 하나하나를 손짓으로 나타내야 해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올해로 3년째 행사 진행에 참여하고 있는 서이레(특수교육 16) 씨는 “체험을 진행하면서 장애인분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 김영주 실장은 “대부분의 비장애 학생들은 장애 학생들이 겪는 불편함과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라며 “장애 학생들이 겪는 불편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이들에 대한 인식개선과 이해를 높이고자 했다”라고 취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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