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동 골목 어귀에 위치한 공간 소극장. 그 안 작은 사무실에서 김문홍 평론가는 연극 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에서 30년째 연극을 해오고 있는 김문홍 평론가는 대학 시절 극예술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처음 연극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처음에는 연기로 시작했지만 대사외우기가 젬병(?)이라 희곡 쓰는 일을 하게 됐죠”라고 회상한다. 연극평론가 활동은 1년 동안 부산 연극무대에 오르는 70~80편의 연극을 모두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부산의 연극인 김문홍 평론가는 지난 학기 부대신문에 부산 연극의 문제점을 연재했다. 서울에 비해 아직 자리 잡지 못한 부산의 연극시장에 대해 “자본, 기술, 인재 측면에서 서울의 연극시장과의 경쟁이 어렵기 때문에 부산 사람들의 특성, 기질을 가미한, 부산지역의 정체성을 살릴 필요가 있어요”라고 말한다. 흥미나 오락위주의 상업성이 짙은 기성 연극에 도전하여 수준 높은 연극을 만들어내기 위해 생겨난 소극장의 이념과 운동성에 대해 “소극장마다 자신의 색깔을 지닌 실험적인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객이 무서워 좋은 연극을 만들도록 해야한다”는 김 평론가. 좋은 연극이 이어갈 수 있도록 대학생들이 비판의 눈을 가지고 객석에 앉을 것을 당부한 그는 “대학생들의 준엄한 비평이 지역 연극에 경각심을 줄 수 있어야 해요”라고 말한다. 또한 “보기에는 골치 아파도 보고난 뒤 깨달음이 있고 자아성찰을 하게 하는 연극을 볼 필요가 있어요”라며 대학생들의 연극 관람이 단순한 ‘킬링 타임’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올 하반기 부산에서는 김문홍 평론가의 세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그는 “내년 부산연극제에 출품할 작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정읍사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하 노피곰 도샤>에요”라며 내년 부산연극제에 대한 열정도 내비쳤다. 김 평론가는 극작, 연극평론 활동과 더불어 희곡창작교실을 통해 부산 신인 작가를 배출하는데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의 아래서 극작을 배워 작가 데뷔를 앞두고 있는 예비 극작가만 해도 20여명이 된다고. 부산 연극을 애틋하게 여기는 마음 때문에 그의 연극 활동은 한동안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약력

동아대학교대학원 현대문학 박사. 소설, 동화, 연극평론집 등 20여 권 저술. 2008 대한민국 연극대상 ‘자랑스런 연극인상’ 수상. 현 부산극작가협회 회장 역임. 2010 1학기 부대신문 ‘부산은 연극을 싣고’ 10회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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