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의 커뮤니티에서 여성혐오, 성희롱 발언을 모아 게시하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됐다. 이런 페이지는 ‘○○대 남자들의 사상과 가치관’이라는 이름으로 우후죽순처럼 생성됐다. 지난 3일 우리 학교 이름을 건 페이지도 만들어졌다. 해당 페이지 관리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개설하게 된 취지와 학내 혐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페이지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오래 전부터 학교 커뮤니티 내에 만연한 여성혐오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실제로 그런 분위기 때문에 커뮤니티 이용을 접었던 적도 있다. 그러던 차에 <연세대 남성들의 사상과 가치관> 페이지를 접했다. 여학생들이 이런 학내 분위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식이 획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학교가 다른 학교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는 생각에 투지가 불타올라 시작하게 됐다. 또한 학내 여성혐오의 심각성을 알릴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있었다. 

△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가?

재학생 중 마음 맞는 학생 몇 명이 자유롭게 운영 중이다. 주로 하는 일은 마이피누와 에브리타임 등의 커뮤니티를 모니터링 하고, 문제가 될 만한 혐오 발언들을 게재하는 거다.

△ 우리 학교 커뮤니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 학교 커뮤니티에서 혐오 발언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사실, 혐오가 담긴 게시글의 수량 보다 중요한 문제는 거기에 동조하는 학생이 다수라는 것이다. 일부 학생만의 생각이라고 치부하기엔 혐오성 발언이 담긴 글들이 인기 게시글로 등재되는 경우가 잦다. 건전한 커뮤니티라면 혐오 발언과 이를 행하는 사람들은 타 학생들에 의해 자체적으로 누락돼야 한다. 그러나 ‘마이피누’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 일부의 글을 과도하게 일반화한다는 지적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것이 정말 ‘일부’의 의견이라면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공론장 밖으로 밀려나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적 발언과 게시물이 어떠한 제재도 없이 게시되고, 추천을 받는다. 여기에 문제를 제기하면 또 다른 혐오성 발언을 듣게 된다. 많은 사람이 이러한 게시물에 가담하고, 묵인하고, 방조하는 상황을 두고 일부를 일반화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우리 학교 모든 남학생이 혐오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혐오는 분명히 존재하며 언제나 불특정 다수의 여학생에게 향한다. 우리는 여성을 향한 굴절된 인식과 그것이 유발하는 혐오와 폭력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때문에 과도한 일반화가 아니냐는 지적은, ‘난 그런 가해자 아닌데 왜 나를 불편하게 하는거야’라고 말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 마지막으로 목표가 있다면?

개설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아 점차 팔로워를 늘려 나가는 중이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운영하는 페이지라 거창하게 목표 같은 걸 잡지는 않았다. 더 많은 사람이 학내의 여성혐오에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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