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이 세간에 화제다. 세계 각국은 미국의 관세 인상이 국제 자유무역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의 결정에 따라 어떤 피해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국제무역의 표준이었던 자유무역은 과연 완벽한 정책일까?

 

 

자유무역은 많은 국가의 무역정책이다. 그동안 이는 이상적인 정책으로 평가받았고, 현재도 많은 학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 어떤 근거로 자유무역은 세계무역의 주요 정책이 됐을까?


‘국가가 개입 못 한다’

 자유무역은 생산주체가 정부로부터 어떠한 간섭이나 지원 없이 국제무역에 참여하는 무역정책이다. 경제학에는 이를 통해 국가의 이익을 늘릴 수 있다는 근거들이 존재한다. 자유무역은 17~18세기에 국가의 근대적 산업 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보호무역 정책의 반대급부로 두드러지기 시작했고, 19세기 중엽 영국의 경제학자 리카도(D. Ricardo)에 의해 구체화됐다.


자유무역은 왜 그 동안 진리였나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이론에는 무엇이 있을까?이 이론들은 자유롭게 국제무역이 이뤄질 때 총생산량이 증가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먼저 애덤 스미스(A. Smith)는 인간의 이기심에 의한 사적이익 추구가 사회 전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이상적인 시장은 국가의 개입이 아닌 경제주체들의 이기심에 따른 ‘보이지 않는 손’으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는 자유무역의 근거로 국제분업론을 내세웠다. 이는 타국에서 어떤 재화를 자국보다 유리하게 생산할 수 있다면 그 재화를 수입하고, 자국이 어떤 상품에 경쟁력이 있다면 해당 상품을 수출하자는 내용이다. 생산주체가 교역 상대보다 생산에 유리하다면, 이는 생산주체가 절대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애덤 스미스는 두 국가 간의 교역에서 정부가 외국상품의 수입을 제한한다면 자국 내에 비효율적인 산업이 생기게 되고, 생산력이 높은 산업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리카도는 ‘보이지 않는 손’ 개념에 기반을 두고 비교우위론을 발표했다. 이는 두 국가 간의 교역이 가능한 조건을 절대우위에 국한하지 않고, 기회비용의 측면으로 해석했다. 한 국가가 무역 상대국보다 모든 재화에 절대우위 상태일 때도 기회비용이 차이가 난다면 자유무역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한 나라가 상대국보다 재화의 절대적인 생산비용이 더 많이 들더라도 그 생산에 관한 기회비용이 적다면 비교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비교우위는 한 생산주체가 어떤 재화를 다른 생산자보다 더 낮은 기회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는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그래프를 생산가능곡선*이라고 하며, 이를 통해 국가의 생산비용과 생산의 기회비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곡선은 두 재화의 비율을 나타내고, 재화는 해당 비율일 때, 최대의 생산효율을 낸다. 이 곡선 위 한 점에서 접선의 기울기를 구하면 해당 재화 비율에서의 기회비용을 알게 된다. 

교역하는 재화 각각에 두 국가가 절대적 우위를 갖고 있다면 무역이 가능하다. <예시 1>에는 A 국과 B 국이 자동차와 육류로 국제무역을 하고 있다. A 국은 자동차에만 생산요소를 투자했을 때 30단위를 만들어 낼 수 있고, B 국은 15단위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A 국이 B 국보다 자동차에 절대우위를 갖는 것이다. 반면 육류의 경우는 B 국(20단위)이 A 국(10단위)보다 절대우위에 있다. 이 경우에 A 국이 자동차 생산에, B 국이 육류 생산에 치중한다면 두 나라의 총생산량은 기존의 생산가능곡선보다 높은 곳에 형성된다. 이는 자유무역이 두 국가 모두에게 이득이 됨을 의미한다. 한 국가가 자국에 경쟁력이 있는 것만 생산하고, 그 외 모든 재화는 교역에 의존하는 경우를 ‘완전한 전문화’라고 한다. 

자유무역은 한 국가가 무역 상대국보다 모든 재화에 절대우위여도 가능하다. 이는 두 국가가 각 재화에 대해 갖는 기회비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시 2>에서는 A 국이 완전한 전문화를 한 경우에 섬유 20단위를, 철강 30단위를 생산한다. A 국의 생산량은 B 국의 섬유(10단위)와 철강(5단위) 생산량보다 항상 많다. 하지만 기회비용으로 본다면 A 국은 철강 1단위를 만들 때, 섬유 2/3단위를 만드는 반면 B 국은 2단위를 만든다. 즉, 섬유의 생산에 있어 A 국보다 B 국이 경쟁력이 높은 것이다. 이때 A 국과 B 국은 섬유와 철강 산업에 있어 무역할 수 있다.


교역은 효용 증가로

자유무역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온다. 국가에 배분되는 자원이 극대화돼 경제적 만족감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먼저 <사회무차별곡선 분석> 그래프에는 무역하고 있지 않은 갑국의 생산가능곡선이 그려져 있다. 또한 국내가격선(a)과 ‘사회무차별곡선*(Ic1)’이 접하고 있다. 이때 국내가격선의 비율(기울기)이 사회무차별곡선과 같아지는 지점에서 소비자는 가격균형을 이루고, 생산가능곡선과 국내가격선이 접하는 지점에서 생산자는 생산균형을 이룬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각각의 균형을 이루던 갑국이 X 재에 경쟁력을 갖고 자유무역을 시작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기존에 생산하던 Y 재의 생산량은 줄어들고 X 재의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다. 그러면 국제가격선(b)은 그 기울기가 증가한다. b 선과 생산가능곡선은 점 P1에서 접하게 되고, 이 점에서 생산자는 가격균형을 이루게 된다. 기울기가 커진 b 선은 사회무차별곡선 (Ic2)과 점 P2에서 접하게 된다. 기존에 생산하던 Y 재화는 (Y2 - Y1)만큼 외국에서 수입되고, 자유무역이 시작되면서 더 생산된 X 재화는 (X1 - X2)만큼 수출된다. 즉, 기존에 P 점에서 균형을 이루던 소비자의 만족감은 자유무역이 시작된 이후에 P2로 증가하는 것이다.


·생산가능곡선 : 다른 재화의 생산수준에 대한 한 재화의 최대생산량을 보여주는 곡선
·사회무차별곡선 : 두 재화를 좌표로 하는 평면상에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감이 동일한 두 재화의 조합을 연결한 등위선. 이는 경제주체가 갖는 효용을 나타낸다.
·유치산업 : 한 나라의 산업 중 성장잠재력은 있지만, 지금은 국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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