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연주자인 황나리 강사가 시범에 앞서 연주법을 설명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이 직접 가야금을 연주한다
가야금으로 아리랑을 연주하기 위해 악보를 보고 있다

지난 15일 우리 학교 대학문화원누마루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모였다. 이들을 위한 ‘한국 전통 문화 특강-아라리 아라리요’가 열렸기 때문이다. 한국 전통 음악에 대한 호기심으로 모인 이들은 고풍스러운 가락에 매료돼 눈을 감고 즐기기도 했다. 

특강은 가야금 연주자인 황나리 강사의 궁중음악 소개로 시작됐다. 정악은 ‘바르고 큰 음악’이란 뜻으로 궁중음악과 상류층이 향유하던 음악이다. 정악에 속하는 종묘제례악은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인 왕실 제사에 연주된다. 유학생들은 종묘제례악을 들으며 그 의미와 규모의 웅장한 무게감을 느꼈다. 다음으로 대취타 음악을 감상했다. 궁중 연례악인 취타는 대취타와 소취타로 구분된다. 대취타는 군악으로, 임금의 행차 및 군대가 행진할 때 연주됐다. 종묘제례악보다 신명 나는 가락인 대취타는 행차하는 왕의 위엄과 위풍당당함을 보여주는 듯했다. 

궁중음악뿐만 아니라 민속음악인 △시나위 △판소리 △사물놀이도 설명됐다. 잘 만들어진 민속음악이라 평가되는 시나위는, 장단에 맞춰 즉흥적 으로 연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민속음악은 원래 악보가 없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노래로 만든 민속음악도 있다. 크게 다섯 마당인 판소리는 △춘향가 △심청가 △흥부가 △수궁가 △적벽가로 구성된다. 소리꾼은 고수의 장단에 맞춰 노래인 ‘창’이나 일정한 리듬으로 꾸며진 말인 ‘아니리’를 하기도 하고, 이야기를 몸짓으로 구현하는 ‘너름새’의 기법으로 판소리를 이끌어간다. 사물놀이에서의 ‘사물’은 네 가지의 악기라는 의미다. 이 악기들은 자연을 상징하기도 한다. △장구는 ‘비’ △꽹과리는 ‘해’ △징은 ‘바람’ △북은 ‘천둥’이다. 또한 사물놀이는 하늘과 땅, 사람의 조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징과 꽹과리는 하늘을, 장구와 북은 땅을 의미하며 이 사이에 연주자인 사람이 있는 모양새다. 

한국 전통 음악의 주요 악기들에 대한 설명도 빠지지 않았다. 현악기인 가야금과 거문고는 비슷한 외양을 지녔지만 가야금이 12줄인데 비해, 거문고는 6줄이고 손이 아닌 막대기로 연주해 차이를 보인다. 관악기에서는 피리와 대금 대표적이다. 피리는 작은 크기임에도 큰 소리를 내는 것이 매력이다. 대금은 옆으로 분다는 점에서 피리와 구분된다. 

이후 마지막으로 유학생들이 가야금을 직접 연주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둥글게 모여 앉아 가야금을 하나씩 잡았다. 생소한 경험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지만 이내 진지한 얼굴로 수업을 경청했다. 기본적인 연주법을 배우자 곧 우리 전통 민요인 ‘아리랑’을 연주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중국 유학생인 류밍위에(교육학 17) 씨는 “한국 전통 음악에 관심이 많아 특

강에 지원하게 됐다”라며 “한국어와 전통 음악을 동시에 배울 수 있어 뜻깊었다”라고 말했다. 일본 유학생인 카타오카 마리(무역학 18) 씨는 “가야금을 직접 만지고 연주하는 것이 가장 즐거웠고 기억에 남는다”라며 “전통 문화도 배우고 외국인 유학생과 만나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라고 전했다. 이 특강을 주최한 대학문화원 정귀인(무용학) 원장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전통 음악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키우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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