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마켓 활성화를 위해 작가·시민 다각적 노력 필요해

  중고물품을 사고파는 벼룩시장인 플리마켓(Flea Market)과 달리 프리마켓(Free Market)은 창작자들이 제작한 작품과 행위를 거리에서 판매·전시·공연하는 예술장터를 뜻한다. 일상예술창작센터가 주최하는 홍익대 앞 프리마켓은 시민과 작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2002년부터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부산의 프리마켓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2003년~2007년 서면 교보문고 앞, 문화소통단체 ‘숨’의 주최 ‘부산예술프리마켓’ △2007년 부산대전철역 다리 밑, 대안문화행동 ‘재미난복수’의 주최 ‘다리 밑 예술장터’ △2008년~2009년 상반기 금정문화회관, ‘아트프리마켓’ 등이 열렸으나 모두 폐장됐다.


  부산 프리마켓의 수명이 짧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작가의 수 부족, 시민들의 관심 저조 등을 꼽았다. 축제기획단 인디아일랜드 안소정(철학 3) 공연기획자는 “부산에서 프리마켓에 참여하는 작가의 수가 서울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다”고 말했다. 원도심창작공간 또따또가 수공예 갤러리 시화방 정혜정 운영자는 “프리마켓에 한 번 참가해보고 돈벌이가 좋지 못하면 그 다음부터 참가하지 않는 작가들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재미난복수 구헌주 사무국장은 “작가들은 프리마켓을 문화적 의식을 가지고 운영하는 반면 시민들은 이를 단순히 노점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구헌주 사무국장은 “기획단은 모험정신과 실험정신을 가지고 프리마켓을 열어야한다”며 ‘판매자와 기획단의 소통을 통한 문화’를 강조했다. 금정회관 류병철 계장은 “서울 홍익대, 인사동처럼 사람을 유인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지역적 특성이 묻어나는 행사를 개최해야 한다”며 “다양하고 전문적인 작가 섭외 또한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런 어려움에 처한 부산 프리마켓의 활성화를 위해 현재 3개의 프리마켓이 준비되고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중앙동 40계단 앞 4거리를 중심으로 매주 토요일 문화소통단체 숨의 주최로 ‘모다난 展 프리마켓’이 열린다. 같은 날, 대연동 대연성당 내 평화장터에서 축제기획단 인디아일랜드의 프리마켓이 매주 토요일 열릴 예정이다. 또한 지난 달 8일부터 부전역 주변에서 부전마켓타운 주최로 ‘얼쑤난장’이 열리고 있다.


  한편, 이렇게 부산 지역에서 프리마켓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증가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들의 관심을 고조시킨 것이 학내에서 열린 프리마켓이다. 송귀현(노어노문 3) 씨는 “볼거리가 풍부해서 축제 같은 기분이 나고 싼 가격에 예쁜 물건도 살 수 있어서 더욱 좋아요”라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만든 악세사리를 팔고 있던 공은빈(의류 3) 씨도 “학과 특성상 제작품이 많은데 그것을 팔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도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행사는 플리마켓의 성격이 매우 짙었는데도 불구하고 ‘프리마켓’이라고 명명돼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정혜영 운영자는 “프리와 플리 두 가지가 구분이 되지 않는다면 ‘예술 작품’을 사고파는 행위가 ‘중고물품’을 사고파는 벼룩시장처럼 비춰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프리마켓은 정기적으로 계획되어 있지 않은 일회성 행사로 끝나 많은 학생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이에 학원자주화추진위원회 김은혜 부위원장은 “책 벼룩시장을 준비하며 다른 상품들도 판매할 수 있는 벼룩시장을 고민했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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