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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국도예술관, 왜?
  • 곽령은 기자
  • 승인 2018.03.04 09:48
  • 호수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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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예술관 정진아 프로그래머>

부산예술영화전용관 국도예술관(이하 국도예술관) 은 지난 10년간 부산의 대표적인 예술영화전용관 역 할을 해왔다. 관객들에게는 예술영화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되었고, 힘이 약한 감독에게는 관객들과의 소통 창구를 마련해주었다. 하지만 지난 1월 31일, 국도예술관은 12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문을 닫았다. 이번 국도예술관의 폐업은 우리나라 독립 예술영화관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에 국도예술관 정진아 프로그래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도예술관은 관객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요?

우선 관객과의 대화(Guest Visit)를 많이 열었어요. 독립영화는 주제나 형식 등에서 실험적인 시도가 많 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다큐 싶다’는 독립 다큐멘터리 상영회인데 요. 다큐멘터리는 영화제 외에 상영되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관객들이 극장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접할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자정부터 아침까지 영화를 상영 하는 ‘올빼미 상영회’도 진행했어요. 크리스마스이브에 재미삼아 파티형식으로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지속하게 됐죠.

△한편으로는 운영상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영업을 중단하기까지 어떤 고충을 겪 었나요?

정권마다 정책이 바뀌면서 안정적인 지원을 받지 못했어요.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이 초기에는 ‘지원’의 성격을 갖고 있었어요. 예술영화전용관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운영을 위한 재정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서 정책이 ‘사업’ 으로 변질됐어요. 지원과 사업은 전혀 다른 개념이에요. 이윤이 목적이 되면 간섭과 개입이 심해지죠. 저 희와 맞지않는 정책이었기 때문에 지원을 받지않으려고 버텼어요. 지원을 받지 않고 운영하려니 쉽지 않았죠. 또 영화의 전당 운영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젊은층의 관객들이 많이 빠져나가기도 했어요. 이 세대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극장으로 인식하죠. 멀티플렉스 형식인 영화의 전당을 더 편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건물주와의 대립으로 문을 닫게 됐죠. △관객의 감소 △건물주와의 대립 △정부 지원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어요.

△안정적으로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이 운영난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은데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정권에 따라 예술영화전용관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어요. 예술영화전용관을 공공재로 보냐 안보냐에 따라 지원정책이 달라지죠. 예술영화전용관은 민간에서 운영하기는 하지만 공공성을 갖고 일해요.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상업논리가 아니라 순수하게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에서였죠. 또 관객들에게 다양한 영 화를 보여주면서 영화 생태계를 보존하는데도 일조 했다고 생각해요. 국가가 해야 하는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셈이죠. 이렇듯 이윤을 추구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에요. 하지만 정권마다 지원정책이 바뀌는 바람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요. 결국 기본적인 운영조차 힘들어지게 됐던 거죠.

△말씀하신 예술영화전용관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이윤을 남겨야하는 일반극장은 인기있는 영화를 상영해요. 하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 만큼이나 다양한 색을 가진 영화들이 있어요. 이런 영화들을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해요.이 역할을 예술영화관들이 하는 거예요. 또한 열심히 영화를 만들어도 상영해줄 공간이 없다면 누가 만들겠어요. 영화는 제작되었다고 바로 완성되는 게 아니에요. 관객을 만나야 비로소 완성되는 거죠. 돈이 없어 홍보를 못하고, 인기없는 영화라도 상영할 공간이 필요해요. 그 최소한의 보호 장치를 예술영화전용관 들이하고있는거죠.

△이렇듯 예술영화 전용관은 영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고질적인 운영난 을 겪고 있는데요. 이에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가장 먼저 우선돼야 할 것은 인식개선이에요. 재차 얘기하지만, 예술영화전용관은 공공성을 띠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 사람들에게 예술영화가 어떤 것 인지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왔죠. 이를 돈 버는 행위라고 치부해버리면 예술영화전용관은 살아남을 수 없어요. 예술영화전용관의 공공성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지원이 적용돼야 해요. 또한 관객의 인식도 중요해요. 사실 예술영화전용관이 하나둘씩 없어지면 관객들이 목소리를 내야 해요. 관객을 위한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죠.영화 한편을 보더라도 그 행위가 전체영화 생태계에 가져올 파장에 대해 생각해야해요. 오로지 관객과 영화를 위해 예술영화전용관이 존재하는 만큼, 관객이 변하지 않으면 예술영화전용 관의 현실은 변하기 힘들어요. 

곽령은 기자  emily381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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