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인문대 교수연구동에서 ‘개항기 한국의 학술공화국을 말하다’ 콜로키엄 16강 <19세기 유럽 동양학자들의 문헌 속에 비친 한국학 연구의 원형과 계보 -“한불자전”(1880) 과 “한어문전”(1881)의 위대함과 그 가치의 재발견-> 강연이 진행됐다. 이번 강연은 공동연구프로젝트로 1년에 7번 관련 분야의 학자를 초청하는 콜로키엄 중 하나다. 강연은 오후 1시 30분부터 4시간 동안 류현국(츠쿠바기술대 종합디자인학) 교수의 강연과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강연은 청중이 강연 내용에 대해 의견을 표출하거나 질문하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강연의 연사인 류현국 교수는 20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글 활자 기록을 확인하고 분석했다. 또한, 근대 한글 활자의 역사를 실증적으로 고증하여 2015년 <한글 활자의 탄생 1820~1945>, 2017년 <한글 활자의 은하계 1945~2010>를 출간했다. 그리고 근현대 한국 활자 인쇄사 및 서체 디자인사를 연구했다. 이은령 교수는 “류현국 교수는 활자와 인쇄 관련 연구를 깊게 해왔고, 이번 강연에 참여한 연구팀의 한불자전에 대한 관심도 높았기 때문에 초청했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에서는 유럽에서 한자 및 한글 활자 개발의 선두에 있었던 프랑스 동양학자들을 소개했다. 또, 『한불자전』(1880), 『한어문전』(1881)을 출판해 한글 연구 역사에 큰 획을 그은 파리 외방전교회 조선교구 선교사들의 업적을 설명했다. 한불자전은 한글로 된 표제어를 프랑스어로 풀이한 사전이다. 이는 최초의 근대 활자체가 적용된 첫 출판물인 점, 분합활자*와 사각형 활자*가 적절히 결합하여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수준 높은 활자 인쇄술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류현국 교수는 이러한 한불자전을 중심으로 19세기 초 유럽에서 중국과 일본을 거쳐 조선에 이르는 한글연구와 활자 개발의 진상을 설명해나갔다. 이은령 교수는 “언어학자로서 한불자전을 콘텐츠로 바라보고 연구했는데 류현국 교수는 활자연구를 해왔다”며 “교류를 통해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하는 기회를 얻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분합활자: 한글의 자음과 모음자 각각 단위를 따로 만들어 조합하는 서양식 활자
*사각활자: 하나의 활자를 하나의 문자로 보는 한자 문화권의 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