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도서관 제공
지난달 29일, 효원산학협동관 대회의실 앞에는 사람들의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대회의실로 입장하는 사람들의 손에는 번호표와 한 권의 도서가 들려있었다. 이들은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저자와의 만남: 만화가 주호민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것이다. 이들에게는 주호민 작가의 책 <신과 함께>가 선착순으로 증정됐다. 어느새 대회의실은 자리가 없어 사람들이 뒤에 서서 강연을 들을 정도로 가득 찼다.
 
주호민 작가는 작가로서 데뷔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면서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작가는 “우연히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군대에 관한 만화를 연재하게 된 것이 만화가로서 시작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주호민 작가는 자신이 속해있던 곳이 사라진다며 네티즌들이 붙여준 ‘파괴왕’이라는 별명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몸담아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없어질 것 같아서 탈출한 것”이었다고 설명하며 청중의 호응을 이끌었다. 이후 그가 작품을 만들어온 과정과 고민했던 점을 설명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2005년 데뷔만화인 <짬>부터 그의 대표작인 <무한동력>, <신과 함께>, 그리고 연재 중인 작품 <빙탕후루>까지 설명을 이어나갔다. 마지막으로 주호민 작가가 좋아하는 데즈카 오사무 감독의 명언인 ‘만화가는 무엇이든 그릴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그려서는 안 된다’를 소개하며 강연을 마쳤다. 
 
강연이 끝난 후에는 청중과 질의응답이 있었다. 한 청중은 “신인 작가일 때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느냐”라고 질문했고 주호민 작가는 “당연히 있다”고 답했다. 덧붙여 혹시 작가로서 불이익을 당할 경우 자신이 부회장으로 있는 ‘한국웹툰작가협회’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이후 추첨을 통한 사인회가 이어졌다. 학생들의 열띤 반응에 도서관 측은 본래 당첨 인원의 두 배를 뽑기도 했다.
 
강연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강연을 들은 원도희(분자생물학 14) 씨는 “주호민 작가가 ‘화분이 있으면 거기서 나는 열매를 팔아야지 흙을 팔면 더는 화분을 쓸 수 없다’고 한 것이 인상 깊었다”라며 “유명한 작가를 학교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좋았다”라고 전했다. 또 변승수(토목공학 12) 씨는 “데뷔작인 <짬>에서는 만화의 재미만을 고려했지만 <신과 함께-저승 편>에서는 사회의 어두운 면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이전에 도서관에서 진행했던 저자와의 만남 강연은 주로 소설가가 다수였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학생들이 접근하기 쉬운 웹툰 작가를 고려했다. 그중에서도 영화 <신과 함께>의 개봉과 작가의 인지도를 고려해 주호민 작가를 선택한 것이다. 도서관 자료개발팀 정재훈 직원은 “학생들이 청중으로서의 자세가 좋았다”라며 행사를 진행한 소감을 밝혔다. 
<무한동력>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ㅣ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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