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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침투한 대기업 막으려 골목 나선 소상공인들
  • 오시경 기자
  • 승인 2017.11.25 06:40
  • 호수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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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적으로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이 늘어나며 골목상권 상인들과 대기업 간 의 갈등이 늘어나고 있다. 골목상권은 일반적으로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생필품을 공급하는 영세소매업 또는 주민밀착형 사업으로 정의된다. 중소기업청이 조사한 ‘소상공인 생존율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창업한 소상공인이 2013년까지 계속 영업하고 있는 비율은 29%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대기업 횡포에 들고 일어난 중소상인

대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골목상권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신세계 그룹은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뿐만 아니라 편의점 위드미를 ‘이마트24’로 재편했다. 인지도가 높은 이마트 상품들을 배치해서 판매한다는 점에서 이마트24가 이마트의 축소판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부산시에도 149개의 이마트24가 들어서있다.

대기업과 골목상권의 갈등에서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연산동 이마트타운을 들 수 있다. 이는 2014년 처음 추진됐을 때부터 특혜논란과 실업자 발생 문제로 지역 상인들과의 갈등이 있었다. 「<부대신문> 제1532호(2016년 11월 7일자) 참조」 현재 이마트타운 입점이 결정이 난 후에도 여전히 지역 상인들은 단식농성을 벌이고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입점을 반대하고 있다.

2012년도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지정됐지만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하루 평균 매출은 의무휴업제가 시작된 2012년 4,502만 원에서 2015년 4,812만 원으로 늘었다. 매출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줄어든 수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휴무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바꾸는 마트가 늘어나면서 더욱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갈등 속에 부산시 소상공인들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뭉쳤다. 지난 22일 송상현광장에서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에서 주최한 ‘만명상인궐기대회’가 열린 것이다. 이 날 주최 추산 6,000여 명의 소상공인들이 모여 동맹휴업을 하고 시위에 참여했다. 또한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시위에서 △상업보호구역지정 △특정단체 지원을 통한 상생 협력안 금지 △중소상인 실태 파악 후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6대 정책안을 제시했다. 이날 시위에서는 △연산동 이마트타운 △용당동 코스트코 △재송동 서원탑마트 입점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집회에 참가한 상인 변성구(사하구, 55) 씨는 “대형마트와 상생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현실적으로는 그게 힘들다”며 “상인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데 무분별한 대기업의 입점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위에는 골목상권 상인들만이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박동희(영도구, 44) 씨는 “소매업체에 물건을 납부하는 일을 하는데 소상공인들이 어려워지면 납품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으로 인해서 피해를 보는 것은 골목상권뿐만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갈등 해결에 대책 있나

부산시는 소상공인을 위해 2009년 유통업 상생협력과 소상공인 보호 조례를 제정했다. 이를 토대로 소상공인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부산 골목상권 스마일 프로젝트’와 상공인 맞춤형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소상공인희망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자리 안정자금, 중소상공인 적합품목업종 지정 등 소상공인들이 실질적으로 바라는 제도는 발의만 된 상태이다. 동네 마트를 운영 중인 상인 강미애(중구, 38) 씨는 “대기업들이 골목상권까지 진입하는 것을 좀 더 강력히 제제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대기업의 입점을 무작정 막을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시청 소상공인 지원단 박시형 주무관은 “중소상공인들의 생존권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의 요구도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기업과 골목상권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해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대기업과 소상공인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상생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서울특별시의 ‘현대시티몰’이 좋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만든 현대시티몰은 주변 상인들을 배려하기 위해 상호를 바꾸고 매출의 4% 이상을 기존 소상공인들에게 수수료로 지급하기로 했다. 혹은 대기업과 소상공인 간 업종 및 품질 차별화를 통한 상생방안도 있다. 경상북도 구미시의 ‘선산봉황시장’ 2층에는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가 입점돼 있다. 그곳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상인들과 조정 후 시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구성됐다. 부산발전연구원 황영순 연구위원은 “대기업과 골목상권이 서로 조율하여 판매하는 물건의 품목, 품질을 차별화해 상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지역 화폐가 골목상권 살리기의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난 14일 인천에서 열린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 찾기 토론회’에서 지역 화폐의 도입을 통해 지역 내 고용증가와 낮게 평가된 경제활동의 재평가, 지역주민의 관계망 강화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양준호(인천대 경제학) 교수는 당시 토론회에서 ‘지역 화폐를 통해 소상공업을 활성화하는 것은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오시경 기자  sunlight1105@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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