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시선 열린결말
섹시한 간호학과가 유망한가요
  •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 승인 2017.11.25 05:14
  • 호수 1554
  • 댓글 0

2017년 10월 말 서양 명절이라는 할로윈데이가 새삼 화제였다. 화제라기보다는 논란이었다. 보통 민족주의나 국가주의 관점에서 그 정체성에 대해서 논란이 되었는데, 올해에는 다른 측면이 부각됐다. 바로 복장 자체에 문제 제기가 이뤄졌는데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왜곡시켰기 때문이었다. 바로 간호사들이었다. 짧은 치마에 망사 스타킹 그리고 가슴을 강조하는 가운데 현란한 화장을 한 이른바 섹시한 간호사 복장이 본격적으로 논란에 도마 위에 올랐다. 사실 이런 복장은 간호사 코스프레, 간호사 코스튬으로 알려져 있고, 인터넷 매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심지어 연예인 NS윤지는 섹시한 간호사 코스튬을 매번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사실 이런 복장은 음란물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주로 등장했는데 이제 연예인을 넘어서 할로윈이라는 대중적 축제는 물론 쇼핑몰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한다는 점이고 이것을 여성들 스스로에게도 용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마치 섹시함을 거부하면 시대에 뒤진 혹은 트렌드에 뒤진 사람인 것으로 간주하게 했다. 더구나 할로윈 데이는 망자의 원한을 풀어주는 날인데 섹시한 성적 상품화를 부각하고 있으니 본질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하여간 간호사는 이래저래 인기다. 각 대학에서도 간호학과가 여기저기 생겨나고 인원을 증대하며 교원도 뽑는다. 다른 학과들은 없어지는 판국에 간호학과는 예외다. 국가에서 전폭적인 지원도 해주니 개설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 

까닭은 간호사 인력의 부족에 있다. 보건복지부는 2030년 간호사 인력 15만 8천여 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부족한 것일까. 당연히 시장의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찾는 이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예측을 못 했기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대중은 현명하다. 국가가 예측하여 알려주지 않아도 유망하다면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다. 공급이 수요에 맞게 이뤄지지 않은 것은 간호사가 힘든 직종이기 때문이다. 하루 3교대 8시간 근무인데도 정작 10시간에서 12시간을 근무한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형편없었다. 올해 신입 간호사 월급이 시급 1,490원 그러니까 36만 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6,470원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청춘들이 받게 되는 월급이 아르바이트 급여보다 못한 것이었다. 더구나 한림대 성심병원 사례에서 보듯이 섹시 댄스까지 춰야 한다. 물론 밥 먹고 화장실 갈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시간을 쪼개 연습을 해야 한다. 물론 이런 섹시 댄스를 춰야 하는 이들은 근무 연차 수가 낮은 청춘들일 수밖에 없다. 갓 대학이나 교육기관을 졸업 혹은 과정을 이수한 젊은 청춘들이다. 간호학과에서는 이런 섹시댄스도 가르쳐야만 판이다. 이런 성 상품화는 2011년 서울대 병원에서도 불거졌지만 유야무야되고 일선 병원에서는 여전히 만연해왔던 것이다. 

무엇보다 정말 인력이 부족한 것일까. 전문 면허가 있는데도 쉬는 이들이 많다. 대한간호협회 조사에 따르면 신규 간호사(경력 1년 미만)의 평균 이직률은 34%이고, 쉬는 유휴 간호사도 3만 6,000명이다. 곳에 따라서는 이직률이 60%나 된다고 한다. 이런 이유는 결국 노동 근무 환경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런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대학에서 학과만 만들어서 신입 간호사들만 양성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의료 환경에서 환자들에게. 많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담당하고 있는 간호사가 전문의료인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고 그런 경우에는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간호사는 한자로 ‘看護師’라고 쓴다. 스승 사(師)가 들어 있다. 과연 이에 부합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교복 스타일의 미니스커트를 입고 걸그룹 댄스로 연말 송년회나 준비해야 한다.

제도개선은 물론 문화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메디컬드라마라는 장르는 흥행 불패라고 한다. 매번 화제 면이나 시청률에서 성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주인공들은 모두 의사들이다. 간호사들은 정말 많은 일을 하는 데도 부차적인 존재에 불과하다. 대중문화가 문화적인 인식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면, 이런 메디컬 드라마에서 간호사가 주인공으로 부각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김현식

간호확과가 유망한가요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press@pusan.ac.kr

<저작권자 © 부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