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관광 산업은 언제 어떻게 시작했을까? 이 물음의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사진전이 개최됐다. 바로 부산근대역사관의 '부산, 관광을 시작하다'이다. 이곳을 방문해 우리나라 그리고 부산의 관광 역사를 살펴보았다.
 
1876년 운요호 사건으로 우리나라가 일본에 개항한 후, 부산은 일본이 우리나라로 진출하기 위한 관문이 되었다. 부산은 지리상 일본과 근접했기에 많은 일본의 서구식 근대 문물들이 유입됐다. 이러한 근대문물 중 하나가 ‘관광문화’이다. 부산광역시청 류승훈 학예연구사는 “거주지 주변을 유람하는 전근대적 관광문화가 아닌 교통편의시설과 숙박시설을 갖춘 곳으로, 멀리 떠나는 근대의 관광문화가 우리나라로 유입됐다”고 전했다. 
 
부산의 관광지는 일본인의 시각과 의도에 따라 선정되고 개발됐다. 일본인이 우리나라에 근대적인 관광문화를 유입시켜 관광지를 개발하고 즐기는 주체였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부산에서 거주하면서, 그들의 전통적인 여가와 휴식문화 혹은 서구에서 받아들인 문화를 즐겼다. 문화를 즐기는 데서 나아가 부산의 관광 자원을 산업으로 발전시키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때 본격적으로 부산에서는 △공원 △온천 △해수욕장이 관광지로 개발된 것이다. 부산근대역사관 이남식 학예연구사는 “부산의 자연조건으로 관광문화가 먼저 발전했고, 상업성을 알아본 일본인들이 이를 관광산업까지 태동시켰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제국주의 식민지 관광정책 실시와 함께, 부산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은 영리 목적으로 관광산업을 육성했다.
 
근대적인 관광문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각종 근대 도시의 기반시설이 마련돼야 했다. 일본은 우리나라로부터 물자를 수탈하기 위해 교통시설을 구축하면서 관광지까지 관광객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을 연결했다. 류승훈 학예연구사는 “부산에 처음 철도와 전철을 정비한 이유는 당시 유명한 관광지였던 ‘동래 온천’으로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이동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인쇄매체가 발달함에 따라 일본은 △여행안내책자 △사진엽서 △팸플릿 등을 배포했고, 박람회나 공진회를 개최해 일본에 거주하는 자국민은 물론 우리나라 국민들도 관광객으로 유치하려 했다.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 정세가 변하면서 부산의 근대 관광지들도 흥망성쇠의 기로에 놓였다. 광복 직후부터 한국전쟁 기간까지 관광지들은 전반적으로 쇠락했다. 류승훈 학예연구사는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수탈로 경제가 침체돼있었고, 한국전쟁이 발발할 때는 전력완비에 집중했다”며 “이에 자연스럽게 관광지들이 쇠퇴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