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라는 문장, 본 적 있나요? 흔히 띄어쓰기의 중요성을 얘기할 때 대표적으로 제시되는 예입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띄어쓰기를 자연스럽게 배웠는데요. 언제부터 한글에 띄어쓰기 규칙이 만들어졌을까요? 놀랍게도 띄어쓰기를 제일 먼저 사용한 사람은 □입니다. □는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데, 과연 어느 나라 사람일까요?

정답은 바로 ‘영국인’입니다! 영어가 모국어인 영국인이 한글에 띄어쓰기를 만들었다니 믿어지나요? 지금까지 알려진 문헌 중 처음으로 띄어쓰기를 한 것은 1877년에 존 로스(John Ross)가 지은 <Corean Primer(조선어 첫걸음)>입니다. 존 로스는 중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영국인 목사인데요. 그는 1876년 압록강에서 한약 장수 이응찬에게 한국어를 배워 이 책을 쓰게 됐습니다.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 영어식 띄어쓰기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한글 문장과 함께 영어 단어로 그에 해당하는 발음을 같이 표기했다고 합니다. 오늘날의 띄어쓰기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흡사한데요. 띄어쓰기는 나중에 <독립신문>의 국문 판에서도 나타납니다. 이는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의 주도로 이뤄졌는데요. 띄어쓰기가 돼있지 않은 국문은 한문보다 읽히는 속도가 느렸기 때문입니다. 이후 <죠선그리스도인회보>, 신소설 <혈의 누>에서도 불안전한 띄어쓰기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과정을 거쳐 1933년 조선어학회가 만든 ‘한글맞춤법통일안’에서 띄어쓰기 규정이 마련됐습니다, 한수정(국어국문학) 박사는 “한글맞춤법통일안은 1937년, 1940년과 1946년에 조금씩 수정됐다”라며 “현재는 1988년 공포된 개정안에 포함돼있는 띄어쓰기 규정에 따르며, 최근에 외래어 표기에 대한 띄어쓰기 일부가 개정되기도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출처: <한글 이야기1 한글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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