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향(특수교육 17)

월요일 오후, 수업이 끝나고 정문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코트를 단단히 여미고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차가운 핸드폰 너머 목소리가 내게 부대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했다.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으로 전혀 안 보이는 내가 글을 쓴다는 걸 아는 사람은 몇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주변 사람들이 꽤나 놀랄 것 같다.


지난 가을, 외출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바람에 날린 낙엽이 옷 모자에 들어있었다. 꼭 누가 몰래 넣어둔 쪽지 같아서 그때부터 모든 잎들이 나무가 보내는 편지 같았다. <당신의 계절>은 그렇게 쓰게 된 시다.


  내 시를 읽어 준, 읽게 될 모든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글을 쓴 사람에게 글이 읽히는 것만큼 뿌듯한 일은 없다.오늘은 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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