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가로지르는 미리내골, 그 옆 도보에서 Ngankam Derence(국제전문대학원 국제지역협력전공 1) 씨와 김수진(역사교육 2) 씨가 만났다. 먼저 손을 내밀며 반가워하는 그는 자신을 카메룬에서 온 29살 웅간캄이라고 소개한다. 수진 씨는 먼 곳에서 온 그를 위해 학교 뒤 산성에서 이야기를 나누자며 길을 안내한다.

 

아프리카 카메룬을 말하다
  중앙아프리카 카메룬에서 한국으로 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한국에 사는 친구의 소개로 불과 2개월 전 한국 땅을 밟았다고 한다. 웅간캄 씨는 “카메룬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그곳에서 영어선생님을 했어요”라며 “카메룬은 영국과 프랑스 위임통치를 받았고 현재 영어와 프랑스어가 공용어에요”라고 설명한다. 이를 듣고 수진 씨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잘 구사하는 이면에는 그런 아픈 과거가 있었네요”라고 위로한다. 하지만 자신의 나라를 ‘아프리카의 미니어처’라고 말하는 그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볼 수 있는 폭포, 숲, 동물들이 카메룬에 모두 있지요”라고 자랑한다.

 

“흑인에 대한 시선 개선됐으면…”
  카메룬을 떠나온 지 이제 겨우 두 달을 넘긴 그는 “5명의 남매 중 제가 장남인데 타국에 있다 보니 가족 생각이 많이 나요”라고 넌지시 말한다. 수진 씨가 궁금함을 감추지 못하고 여자 친구는 있는지 살며시 물어본다. “여자 친구는 카메룬에서 화학 선생님을 하고 있는데 벌써 보고 싶어져요”라고 대답하는 그의 눈에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하다.


  서로 카메룬과 한국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금세 친해진 웅간캄 씨와 수진 씨는 산성의 별미인 칼국수를 먹으러 간다. 수진 씨는 “주위에서 보기 드문 아프리카인이라 어려운 점이 많을 거 같아요”라고 궁금해 한다. 이에 대해 웅간캄 씨는 “한국에 아는 사람이 없어 정말 외로워요”라며 “집과 강의실만 오가며 생활하고 있죠”라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러면서 “한국 사람들은 흑인을 매우 이상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요”라며 “대화를 시도하려고 해도 부끄러워 도망가는 학생이 있죠”라고 고백한다. 이 말을 들은 그녀는 “눈치를 보며 무심코 대하는 태도는 고쳐야 해요”라고 말한다.

 

모두가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위하여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며 개발이 되지 않은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난 젊은 청년. 그는 한국에서 열심히 공부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다양한 문화를 배워 고국으로 돌아갈거에요”라며 “많은 카메룬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는데 꼭 일조하고 싶어요”라고 속내를 내비친다. 수진 씨는 “아마 장래에 이루고자하는 것들을 꼭 이룰 수 있을거에요”라고 희망을 전한다.


  얼마 전 ‘빈곤의 종말’이란 책을 읽었다고 밝힌 웅간캄 씨. 가난한 조국을 생각하면서 단기간에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이 부러웠다고 한다. 그리고 모두가 평화롭고 잘 살기를 간절히 기원했다고. 모든 일은 꿈과 소원이 있기에 이뤄진다는 말처럼 먼 훗날 그의 뜻대로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사는 그날을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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