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접 쓴 글이 자판기에서 나온다면 어떤 기분일까? 이러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즉시 우리 학교 새벽벌도서관에 찾아가면 된다. 이곳에는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뽑아주는 이야기 자판기 ‘한바닥’이 있다.

‘한바닥’은 우리 학교 창업팀 ‘소프터(SOPTER)’가 만든 이야기 자판기다. 이는 프랑스의 ‘쇼트 에디션’이 지하철역에 설치한 이야기 자판기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소프터는 지친 학생들을 위로해 주기 위해 ‘한바닥’을 만들었다. 그렇다 보니 지하철역 대신 새벽별도서관에 이야기 자판기가 비치돼있다. 학업이나 취업으로 인해 학생들이 지쳐있는 곳이 도서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소프터 최상인(나노메카트로닉스공학 12) 대표는 “특히 새벽벌도서관은 중앙도서관과 달리 주로 공부하러 가는 곳이기에 학생들이 짧게나마 글을 읽는데 적합하다”라고 말했다.

‘한바닥’ 속 이야기는 학생들이 직접 쓴 글로 채워진다. 지난 1학기에 우리 학교 창업지원단과 소프터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1회 한바닥 글쓰기 공모전’을 통해 160개의 작품이 수집됐다. 거기다 학생들에게 수시로 받은 작품들을 더해 자체적으로 270개의 작품이 구축돼있다. 아직 ‘한바닥’ 기기 내부에는 일부의 작품만을 갖추고 있지만, 하루에 한 개씩 새로운 이야기가 추가되고 있다. 최상인 대표는 “이왕이면 학생들에게 글쓰기 기회를 주고 싶은 생각에 공모전을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한바닥’을 이용해온 학생들은 이 기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효빈(국제학 13) 씨는 “힘든 도서관에서의 생활에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김예지(대기환경과학 15) 씨는 “책을 많이 읽지 않는 편인데 ‘한바닥’의 이야기는 나만을 위한 것처럼 느껴져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런 아이디어를 고안해 낸 소프터는 대부분 우리 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돼있다. 최상인 대표뿐만 아니라 △위수빈(중어중문학 14) 씨 △주연경(무역학 13) 씨 △영남대 강경민(생명공학 12) 씨도 팀에 소속돼있다. 팀원 대부분은 우리 학교 경영대학 동아리 ‘카플러스’에서 같이 활동했던 사이다. 그러다 콘텐츠 개발 및 관리를 위해 강경민 씨를 영입하면서 최종적으로 창업팀이 꾸려졌다. 현재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됐고, 내년에는 부산광역시의 창업지원사업 명목으로도 돈을 받을 예정이다. 최상인 대표는 “계속해서 지원사업을 준비하고 있어서 당장 운영에 금전적인 무리는 없다”고 전했다.

소프터는 우리 학교 이외에 장소에도 ‘한바닥’을 설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선 다른 부산지역 대학교에 추가로 설치하고, 추후에는 대학교뿐만 아니라 ‘한바닥’이 필요한 다른 공간까지 그 범위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상인 대표는 “나중에는 회사 휴게실이라든가 지하철역, 관공서에서도 한바닥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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