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샘로는 우리 학교에 많은 영향을 끼칠 공사다. 학습권 침해와 교수들의 연구 피해가 예상된다. 2년, 어쩌면 더 길어질 수 있는 공사 기간 우리 학교는 피해를 볼 것이다. 공사 이후에도 간접적인 피해가 예견된다. 관통하는 도로로 우리 학교 미리내 숲의 생태계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모습은 더 이상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부산광역시는 그저 도로 하나 놓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 정도 피해 따위는 충분히 최소화할 수 있다는 거다. 오히려 금샘로 사업이 미뤄지면 시의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시의 이러한 압박 속에 우리 학교 내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학내 구성원의 의견은 아직 합쳐지지 않고 있다. 우회도로를 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 있는 반면 현실적으로 개착식밖에 답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몇몇 구성원은 우리 학교를 분단시킬 수도 있는 금샘로 공사에 대해 모르며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이 같은 사실을 부산광역시도 잘 알고 있다. 공사 피해를 질문하면 “일부 교수의 의견이지 그렇지 않은 교수도 많다”고 답변한다. 내부 균열이 일어나는 동안 부산광역시는 사업에 대한 정당성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이 같은 내부 균열이 비단 각 구성원의 잘못이라고 말할 수 없다. 누군가 나서서 학내 의견 조율을 해결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학교 내 의견 조율이 안 이뤄지고 학교가 외부와 갈등을 겪을 때 누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총장밖에 없다. 그는 외풍으로부터 학교를 지켜내고 내부를 조정해야 한다. 하지만 전호환 총장은 오히려 내부 구성원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복수의 취재원에 따르면 총장이 금샘로로 지원금을 얻어 보자고 발언했다더라. 이는 그간 우리 학교의 반대가 지원금 때문으로 폄하될 수 있는 발언이다. 학교 대표자가 내뱉은 의견이라고 쉽사리 믿을 수 없다.
“총장이 저런 말을 했다는 사실이 퍼져나가면 안 돼요” 한 취재원이 한 말이다. ‘저런 말’이 퍼져나가면 우리 학교를 향한 외부 시선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필자도 처음에는 취재원의 말에 동감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리기로 마음을 바꿨다. 총장이 정말 지원금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달리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는 서슬 퍼런 지난 정권 하에서 시련을 겪었다. 교육부는 지원금을 무기로 총장 간선제로의 변경 압박을 가했다. 모든 국립대학은 교육부의 압박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 학교만이 유일하게 총장 직선제를 지켜냈다. 故 고현철(국어국문학) 교수의 희생으로 말이다. 그렇게 지켜낸 직선제로 지금의 총장이 뽑혔다. 때문에 현재의 총장에게 그 누구보다 더 엄격한 자격이 요구된다. 금샘로 문제를 당면한 지금, 그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