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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품은 영화] <인터스텔라>, 서로 다른 너와 나의 시간
  • 백지호 기자
  • 승인 2017.09.24 05:30
  • 호수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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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개봉한 <인터스텔라>는 천만 관객을 동원한 SF영화다. 이 영화는 우주를 배경으로 하며, 많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사진은 아빠 ‘쿠퍼’와 딸 ‘머피’의 재회 장면이다. 우주탐사 중 정신을 잃은 쿠퍼는 쿠퍼 정거장에서 눈을 뜬다. 지구 시간으로 그의 나이는 124세. 그리고 그는 80년 만에 딸 ‘머피’와 재회한다. 임종을 앞둔 백발의 노인 머피는 “아빠가 꼭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말한다. 쿠퍼는 감격하며 80년만에 만난 딸의 손을 잡는다.

  ‘시간의 마술사’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한 <인터스텔라>는 과거 세대의 잘못으로 망가진 미래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쿠퍼’는 딸 ‘머피’를 지구에 남겨두고 동료 과학자들과 우주로 나선다. 그들은 미지의 세계에서 지구에 남겨진 인류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인터스텔라>를 관통하는 과학 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다. 아버지와 딸의 나이가 같아진다거나 3시간의 탐사를 마친 ‘쿠퍼’가 23년 더 늙어버린 동료를 마주하는 모습은 상대성 이론을 잘 보여준다.

  상대성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체의 운동에 대해 알아야 한다. 현실에서 물체의 운동을 다룰 때는 주로 관성계를 이용한다. 관성계는 물체가 아무런 힘을 받지 않았을 때 일정한 속력으로 나타나는 계를 의미한다. 관성계에서 속도는 모두 상대적으로 측정된다. 같은 물체를 정지해있는 사람과 빠른 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사람이 관측했을 때 그 속도는 다르다. 따라서 관성계에서 속도를 표현할 때는 그 관성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반면 시간은 모든 관성계에서 동일한 좌표를 갖는다. 시간은 공간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물체의 운동과는 관계가 없다. 뉴턴의 역학은 이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뉴턴 역학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현상이 있다. 바로 빛의 속력이다. 영국의 과학자 맥스웰은 전자기파와 빛의 속력이 같음을 보였다. 이때 맥스웰 방정식에서 빛의 속력은 상대적이지 않으며, 상숫값이다. 이는 속력이 계에 따라 상대적이라던 뉴턴 역학을 뒤흔든다.

  아인슈타인은 빛의 속력이 모든 관성계에서 일정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이후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했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시간 팽창, 길이 수축 등을 예측하며 기존의 가정을 뒤집었다. 시간과 공간은 관찰자가 어떤 계에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정지해 있는 사람과 빛의 방향, v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일정 거리를 c의 속도로 지나는 빛을 관찰한다. 빛은 정지한 사람에게 c의 속도로 관측된다. 또 이동 중인 사람에게는 c-v의 속력으로 관측될 것이다. 그 결과 목적지에는 정지한 사람이 관측한 빛이 더 빨리 도달한다. 하지만 빛의 속력은 관성계와 관계없이 일정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같은 거리를 같은 시간에 도달한다. 단지 v로 달리는 사람의 시간이 ‘팽창’해서 빛이 늦게 도달한 것처럼 관측된 것이다. 이것을 ‘시간 팽창’이라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인터스텔라>를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지구에 남아있는 딸 ‘머피’는 우주선을 타고 있는 아빠 ‘쿠퍼’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고 관측한다. 하지만 ‘쿠퍼’의 입장에서는 우주선에 타고 있는 본인으로부터 지구에 있는 ‘머피’가 빠른 속도로 멀어진다고 보인다. 누구의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를까?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빛에 적용하기 위해 중력에 관심을 가졌다. 결국 그는 ‘운동 법칙의 관성력’과 ‘만유인력 법칙의 중력’이 서로 환원될 수 있음 밝혀낸다. 이는 모든 물리 법칙이 관성계를 벗어나 일반 좌표계에서도 해석될 수 있게 만들었다. 이것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다.

  시간이 왜곡되는 원인은 중력 때문이다. 정지한 사람과 자유 낙하하는 사람이 관측한 빛의 속도는 다르다. 자유 낙하하는 사람의 속력은 중력에 의해 가속되기 때문에 정지한 사람보다 빛이 느리게 보일 것이다. 하지만 ‘특수 상대성 이론’에 의해 빛의 속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일정하다. 결국 시간이 팽창하고, 공간이 왜곡되는 원인은 중력인 것이다. 그리고 그 중력은 비관성계에서 ‘관성력’이라는 이름으로 측정된다. 즉, 아인슈타인이 고안한 일반 좌표계에서 중력과 관성력은 그 구분이 사라진다.

  우주선을 통해 ‘쿠퍼’는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한다. 이때 그에게 관성력이 작용한다. 이 힘이 중력의 역할을 하며 ‘쿠퍼’의 시공간을 휘어지게 만든다. 따라서 지구에 있는 딸보다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르는 것이다.

백지호 기자  kkin4u0@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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