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터에서 우리 몸을 보호해주는 갑옷. 날카로운 칼과 뾰족한 화살을 막아주는 갑옷의 재료라고 하면, 흔히들 단단한 철을 떠올릴 텐데요. 하지만 모든 갑옷이 철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나 봅니다. 조선 시대에는 □로 만든 갑옷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는 갑옷 재료로 쓰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단단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바로 ‘한지’입니다! 몸을 보호하기 위한 갑옷이 한지로 만들어졌다니, 무언가 부실해 보이지 않나요?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갑옷을 만드는 데 사용된 것은 ‘갑의지’인데요. 갑의지는 보통 종이와 조금 다릅니다. 날이 선 칼로 그었을 때 보통 종이는 쉽게 잘리는 반면, 갑의지는 흠집만 날뿐 잘리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갑의지는 어떻게 이렇게 단단한 것일까요? 먼저 한지의 특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한지의 섬유는 굉장히 가는데요. 이런 섬유가 뭉쳐서 다른 종이보다 더 질기다고 합니다. 갑의지는 한지에 옻칠을 해 만들어지는데요. 옻칠이 마르면서 딱딱한 소재로 경화됩니다. 이렇게 제조된 갑의지는 원래 한지보다 훨씬 단단해지는데요. 방수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김형진(국민대 임산생명공학) 교수는 “한지 섬유에 옻칠 등 가공처리를 함으로써 더 단단한 갑의지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한지로 만든 갑옷은 철 갑옷에 비해 훨씬 가볍다는 특징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갑의지는 <세종실록지리지>와 <동국여지승람>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갑의지가 갑옷에 쓰였으며 강도가 철판 못지않았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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