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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정책 시리즈] 태양광 발전소 죽성1리에 그늘을 드리우다신재생에너지로 새로운 에너지 시대 열까
  • 백지호 기자
  • 승인 2017.09.10 07:14
  • 호수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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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신문> 1547호에서 다룬 탈원전 정책에 이어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고찰로 시리즈를 마무리하려 한다. 탈원전 정책에서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과연 그 변화 과정에서 우려점은 없을까? 의문을 해결하려 태양광 발전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을을 찾아가봤다. 이어서, 그렇다면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우리나라에 정착되기 위해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모색해본다. 

지난달 16일 찾아간 포항시 북구 신광면 죽성1리 주민의 차를 얻어 타고 마을로 향했다. 멀리서부터 산을 깎아 만든 태양광 발전소(이하 발전소)가 눈에 띄었다. “저 보이소. 산 다아 깎아 놓고 보기 좋지 않습니꺼” 조소 섞인 그의 말을 들으며 마을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죽성1리 차명섭 이장을 만나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는 공장 들어오는 것도 거부하는 지역이라예” 죽성1리는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다. 하지만 2015년 마을 옆 비학산에 굴착기가 들어오면서 마을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재선충 작업하는구나 생각했지. 근데 나무를 너무 많이 베는 거야. 알아보니까네 태양광 발전소 만들고 있다 안합니꺼”, 사업자는 주민들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포항시에 발전소 개발허가를 요청했고, 시는 이를 받아들였다. 주민들이 항의하고 나서야 포항시청은 마을의 피해에 대해 행정적 보상을 해주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보상은 몇몇 주민에게만 지급됐다. 보상지급 후 사업자는 ‘공사를 지연시키면 공사 지체에 대한 배상을 받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배상금은 주민들이 지불하기엔 너무나 큰 액수였다. “공사 지체되면 몇 천만 원 내놓으라카니까 겁이 난다아입니까”. 

발전소로 인한 피해는 극명했다. 비가 내리면 비학산의 굵은 모래가 흘러내려와 논과 수로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마사토가 논으로 내려와 가 농작물이 엉망 돼 버린 거라. 논에 물 대는 물길도 이래 흙으로 꽉 막혀가 있어요, 지금”. 뿐만 아니었다. 주민들이 이용하는 농로는 깨지고 헐어 경운기가 오가기 쉽지 않았다. 발전소 공사에 필요한 중장비가 길 위를 지나며 망가트렸기 때문이다. 발전소의 전자파로 인해 웃지 못 할 사건도 있었다. “고압 전류가 흐르니까 라디오가 잘 안 터져. 그러니까네 발전소 주변에서 일하는 할매들이 마을회관으로 와 가 라디오 좀 고쳐달라카는거 아입니까”.

최근에는 마을 인근에 또 하나의 발전소가 들어설 뻔했다. 주민거주지역과 인접해 있어 사전에 사업자로부터 발전소를 세우지 않겠다고 약속받은 곳이었다. 사업자가 약속을 어긴 것이다. 지난 3월 참지 못한 마을 주민들은 포항시청 앞에서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결국 주민들은 포항시로부터 ‘주민 동의 없이 준공공사를 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얻어냈다. 현재 새로운 발전소 부지는  받침대만 설치된 채 남아있다. 

차명섭 이장은 마을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소를 희생하더라도 전기 생산해가 대를 위하자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라. 한 해 바친 농사가 망하는 농민들 마음 생각하면 절대 작은 일이 아닙니더”.    

위) 전날 내린 비에 비학산의 흙이 도로 위로 흘러내렸다
아래) 비가 내려 흙이 유실된 태양광 발전소 부지의 모습

백지호 기자  kkin4u0@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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