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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면 좋은’ ‘국민의’ 방송을 돌려달라
  • 장원 기자
  • 승인 2017.09.10 05:58
  • 호수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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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은 소시지 빵’, ‘보수·진보 체질 따로 있나?’ 생뚱맞은 소리처럼 들리지만, 이는 2013년 <MBC> <뉴스데스크>의 기사다. 이때 <MBC>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 앞에서 침묵했다. <KBS>도 당시 정부를 옹호하는 기사를 대거 보도했다. 영화 <공범자들>은 이처럼 공영방송이 몰락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공영방송을 되찾기 위한 언론인의 투쟁을 그리고 있다.

<공범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부터 전개된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사장 해임 △낙하산 사장 임명 △간부 인사발령과 프로그램 폐지·축소하면서 언론을 뒤흔들었다. <KBS> 이사진은 정연주 사장을 해임하고 친정부 성향의 이병순, 김인규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후 그들은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를 폐지하고 4대강 관련 보도를 철저히 막았다. <MBC>는 먼저 광우병 사태를 보도한 이유로 <PD수첩> 방영을 저지했다. 이어 <MBC> 이사회는 엄기영 사장을 압박해 자진사퇴하게 만들었고 김재철을 사장으로 앉혔다. 이를 거치면서 언론은 정부의 감시견(Watchdog)이 아닌 애완견(Lapdog)이 돼버렸다. 방송이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도구가 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극우 성향 이사진의 강행으로 <KBS>에 길환영 사장이 임명됐고 <MBC>에 안광현 사장이 선정됐다. 그러다 2014년 4월 16일, 공영방송 뉴스에 큰 오점이 남겨졌다. 세월호 참사에 <KBS>와 <MBC>는 승선원 전원이 구조됐다고 오보한 것이다. 이후 기사들은 정부의 잘못을 감싸는 내용이었다. 또한 세월호 유가족들의 비판적인 목소리가 아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KBS> 뉴스에서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정부에게 묻는 기사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2016년에도 두 방송사는 최순실 게이트의 초석이었던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일제히 기사로 다루지 않았다. 이처럼 박근혜 정부 때 두 방송사의 보도는  청와대의 국가 홍보 영상 같았다. 정부의 보도 개입은 눈으로 확연히 보일 정도였다. 실제로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세월호와 관련해 해양경찰 비판 보도를 하지 말라고 압박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공범자들>에서 최승호 감독은 공영방송을 망친 ‘주동자’와 ‘공범자들’을 직접 찾아가 질문했다. ‘언론을 망친 당사자라고 비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들은 누군가의 경호를 받으며 계속해서 질문을 회피했다. 마치 자신은 공범자가 아닌 듯 떳떳해 보였다. 나중에서야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그 담당자한테 물어봐야지’라고 말하며 책임을 전가했다. 그들은 ‘잘들 살아’있었다. 최승호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통해 ‘공범자들이 얼마나 잘사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파업에 참여했던 노동조합원들의 삶은 비참했다. 파업에 대한 보복으로 총 330여 명이 해고, 정직, 부당전보를 당했다. 보복은 그들의 직책을 빼앗는 형태로 나타났다. 2014년 이우환 PD는 MBC신사업개발센터 스케이트 장을 관리해야 했다. 현장에 나가 취재를 해야 할 기자와 PD들이 방송사로부터 격리됐으니, 가혹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싸우고 있다. 현재 정권 교체가 이뤄졌지만 아직 두 방송사 내부에는 적폐세력인 고대영, 김장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민식 PD를 비롯한 MBC 노조원들은 자신들의 SNS를 통해서 ‘김장겸은 물러가라’라고 소리치는 영상을 게시하고 있다. 이들은 몰락했던 공영방송을 되살리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영화 <공범자들>에서 이용마 PD가 이전 파업을 두고 ‘우리의 싸움은 기록만이라도 의미가 있다. 적어도 우리가 그 암흑의 기간에 침묵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결국 지난 4일 <KBS>와 <MBC> 노동조합이 총파업 돌입에 이르렀다. 이에 최승호 감독은 ‘(이번) MBC와 KBS의 파업이 <공범자들>의 마지막을 바꿨다’라고 의의를 표했다. 그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인해 <MBC> 김장겸 사장에게 부당노동행위로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 이처럼 그들과 같은 언론인들이 있기에 아직 희망을 저버릴 수는 없다.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를. 오늘도 그들은 외치고 있다. ‘김장겸은 물러나라, 고대영은 퇴진하라’.

 

<공범자들>

(감독 최승호 | 2017)

장원 기자  mkij1213@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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