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사방에 저녁 어스름이 깔린 오후 6시, 사람들이 10·16 기념관에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조명이 켜지고 각자 현악기와 금관악기를 가진 연주자들이 무대에 섰다. 지휘자가 봉을 드는 순간 콘브리오의 완벽한 하모니가 이뤄졌다.

콘브리오(Con Brio)는 ‘생생하게, 활기차게’를 뜻하는 음악용어이자 우리 학교에서 유일한 음악 비전공 오케스트라 동아리다. 이들은 매년 2번씩의 정기연주회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에 열린 9번째 정기연주회는 지난번과 조금 달랐다. 교향곡 전 악장을 연주한 것이다. 그동안 교향곡 한 악장이나 영화 OST, 랩소디 등의 곡을 주로 연주하던 이들에게 이번 교향곡 전 악장 완주는 큰 도전이었다. 콘브리오 김범진(사학 14) 단원은 “전 악장을 연주하는 것은 다른 곡보다 연주 시간이 길어 페이스 조절이 쉽지 않다”며 “하지만 힘들었던 만큼 실력도 늘었고 관객에게 더 완성된 곡을 들려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작 시각이 다 되자 기념관의 모든 조명이 꺼졌다. 이내 조명이 켜지면서 무대에는 피아노와 피아니스트가 나타났다. 첫 곡은 재즈힙합으로 유명한 DJ Okawari의 <Flower Dance>였다. 피아노 독주가 끝난 후 현악기 연주자들이 무대에 등장했다. 그들은 영화 <아가씨>의 주제곡 <나의 숙희, 나의 타마코>와 비발디의 <G단조 협주곡 RV.576>을 연주했다. 이들의 앙상블이 끝난 후, 콘브리오 모든 단원이 무대로 올라 대중들에게 친숙한 음악들로 공연을 이어갔다. 특히 애국가와 민요를 편곡한 곡인 <Korean Rhapsody>는 오케스트라 특유의 웅장함으로 국악기와 다른 묘미를 선보였다.

이번 연주회의 백미는 단연 2부 공연이었다. 베토벤의 <교향곡 7번 A장조 Op.92(이하 교향곡 7번)> 전 악장을 연주하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교향곡 7번은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가 ‘리듬의 신격화’라 표현했을 정도로 역동적인 에너지와 휘몰아치는 리듬의 활력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콘브리오는 이 곡을 그 이름처럼 생생하고 활기차게 연주해나갔다. 4악장까지 40여 분의 연주를 마치자 장내는 박수와 환호로 가득했다. 청중은 “앙코르”를 외쳤다. 콘브리오는 열띤 요청에 기쁜 미소로 앙코르곡을 연주했다. 앙코르곡을 끝으로 이날 정기연주회는 막을 내렸다.

무대를 마친 후 관객들은 연주자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과거 콘브리오 단원이었던 우혜민(교육학 12, 졸업) 씨는 “어려운 곡을 완주하느라 힘들었다고 하던데 노력이 빛을 발한 것 같다”며 “선배로서 뿌듯하다”고 전했다. 콘브리오의 연주회를 4번째 관람한 관객도 있었다. 박예은(문헌정보학 16) 씨는 “이번 공연은 이전과 다른 구성과 현악 위주의 곡 전개로 색달랐다”며 “특히 교향곡 7번은 쉼 없는 긴 연주에도 페이스 조절을 잘해서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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