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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연구일기] 논어 교육을 받으면 성숙해진다고?
  • 추예은 기자
  • 승인 2017.09.03 08:30
  • 호수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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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2일, 우리 학교 김승룡(한문학) 교수와 채한(한의학) 교수 융합연구팀이 한국연구재단등재지 <석당논총> 67집에 ‘한문교육의 인성증진에 대한 상관관계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논어는 유가의 성전으로 고대 중국 사상가 ‘공자’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한문교육은 교과적인 내용 안에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이 녹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배우는 이로 하여금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논어강독이 인성을 함양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를 하신 채한(한의학)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 교수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연구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데요. 먼저 교수님께서 이 연구를 하시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한문학이 실제 생활에서 실효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고 싶었어요. 한문 고전에는 인생에 관한 좋은 가치들이 있거든요. 그러나 한문 고전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검증한 연구가 그동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이 연구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죠.

△ 한문교육이 인성을 증진한다고 하는데, 인성은 추상적인 개념이라 잘 와 닿지 않는 것 같아요.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한문교육이 인성을 증진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에는 많은 사람이 동의해요. 하지만 ‘인성’이 무엇인지, ‘인성이 좋아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정의내리지 못하죠. 쉽게 말하면 ‘인성’은 곧 ‘성숙함’이고 ‘인성이 좋다’는 건 ‘사람이 성숙해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이 연구에서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성숙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대처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았어요.

△ 그렇다면 논어교육은 인성증진에 어떻게 효과적인가요?

이 연구는 논어강독을 수강한 학생들과 교양한문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 검사(CERQ)’를 실시했어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지 비교·분석 한 거죠. 그 결과 논어강독을 수강한 학생들의 적응적 전략은 9% 증가하고 부적응적 전략은 14.3%로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이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지 않고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을 의미해요. 

△ 교수님께서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 검사(CERQ)’ 방법을 연구에 사용하셨던데, 이는 비교적 생소한 용어인 것 같아요.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 검사(CERQ)’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성숙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대처방식, 즉 인지 정서조절 전략을 측정하는 36문항의 검사에요. CERQ의 측정 항목에는 ‘적응적 전략’과 ‘부적응적 전략’이 있어요. 성숙한 사람의 경우 문제를 직면했을 때, 먼저 이 문제를 최대한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으려 하는 ‘조망확대’의 태도를 보여요. 그다음 ‘긍정적 초점변경’을 하며 기분 전환을 시도하죠. 그리고 그 문제를 ‘긍정적 재평가’하여 좋은 점들을 찾아내려 노력해요. 그런 과정에서 ‘수용하기’도 가능해지고요. 최종적으로는 이 문제에 이성적으로 접근하여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계획 다시하기’가 이루어지는 거죠. 이를 ‘적응적 전략’이라고 해요. 반면 미성숙한 사람의 경우에는 제일 처음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곱씹는 ‘반추’상태에 빠져요. 이후 ‘파국화’로 이어져 그 감정은 공포에 가까워지죠. 그러면 결국 타인에게 잘못을 돌리는 ‘타인비난’이나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는 ‘자기비난’으로 가요. 이를 ‘부적응적 전략’이라고 하는데, CERQ는 이러한 사고의 과정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검사방법입니다. 

△ 교수님 말씀을 들으니 이 연구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 같아요. 이 연구의 의의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한문교육이 인성을 증진한다는 건 오래전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속설처럼 들려오던 말이죠. 그러나 이 연구는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객관적으로 검증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어요. 그동안 학계에서 이루어졌던 연구들은 이러한 작은 부분부터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하지 못했던 거죠. 반면 이 연구는 ‘실제 한문교육이 인성을 증진한다면 어떤 근거로 판단할 수 있는가’라는 측면에서 접근했어요. 이 점이 기존의 연구와 다른 점이라 할 수 있죠.

추예은 기자  miin2030@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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