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 원전을 벗어날 수 있을까?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에게 탈원전 기조를 확인시켰다. 그 이후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0년, 탈원전은 시민단체의 몫
 
지난 10년 동안 탈원전에 대한 논의는 정부보다는 시민단체를 위주로 이뤄졌다. 이명박 정부는 저비용,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내세우며 원전 비중을 늘렸다. 또한 원전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면서 국제원전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국내엔 탈원전에 관한 여론이 확산됐고, 전국 76개 단체로 구성된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이 만들어졌다. 이들은 2012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1주기를 하루 앞둔 날 정부의 원전 확대정책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는 노후 원전 안전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출범했다. 2014년에 발표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제1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설정된 원전 비중 41%를 22~29%로 낮췄다. 하지만 22~29%의 원전 비중을 맞추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 설치하는 등 이전 정부의 원전 정책 경향은 유지됐다. 또한 2015년에는 원자력 발전을 기존 22.2%에서 2029년까지 23.7%로 늘린다는 ‘제7차 전력수급계획’이 발표됐다. 이에 녹색연합을 비롯한 80여 개의 단체는 성명을 발표하고 원전 비중을 늘리는 정부를 비판했다. 
 
‘원전 그만’정부, 멈추면 안된다는 반발도 존재해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신규 원전 건설계획 백지화 등 탈핵 정책을 내세웠고 당선 후에도 탈핵에 대한 태도를 유지했다. 지난 6월 19일 고리 1호기는 39년 만에 가동중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며 탈핵 입장을 확고히 했다. 지난 7월 24일에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위원회(이하 공론화 위원회)가 출범됐다. 위원 선정과정에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원전 이해 관계자나 에너지 분야 관계자가 배제됐다.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는 ‘속도전’ 정책이라는 것이다. 지난 7월 5일 원자력계 대학교수 417명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공론화 계획에 대해 비판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건설 중단 논의 과정에서 전문가의 의견이 배제됐다는 이유에서였다. 같은 달 20일 전국 13개 대학 관련학과 학생들이 모인 전국원자력대학생연합은 ‘꿈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라며 정부의 정책에 대해 성명서를 제출했다.
 
탈원전 정책은 ‘현재진행형’
 
비난 여론이 존재하지만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이 단계적 감축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에는 공론화 위원회가 처음으로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의지는 예산 편성에서도 보인다. 지난달 29일 산업통상부는 내년 예산을 발표했는데 신재생 에너지 부분 예산이 올해보다 17.3%(2,448억) 늘어났다.
 
 
<국내 탈원전 논의 과정>
2008년 
제1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에서 원전 비중을 기존 26%에서 41%로 높임
2009년 
국내 전력발전에만 이용되던 원전을 아랍에미리트(UAE)에 상용 원전으로 수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국내에 탈원전에 대한 여론 확산됨
2014년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원전 비중을 41%에서 축소된 22~29%로 낮춤
2015년 
제7차 전력수급계획에서 기존 22.2%의 원자력 발전을 2029년까지 23.7%로 늘림
2017.06 
19일 :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39년 만에 가동 중지
2017.07 
24일 : 신고리 5ㆍ6호기 공론화 위원회 출범
26일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공론화 위원회의 결정, 산업통상자원부와 정부가 책임지겠다'
2017.08 
17일 :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서 '원전 단계적 감축을 지향한다'
28일 : 신고리 공론화 위원회 건설현장 첫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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