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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법인택시는 도로 위 골칫거리가 됐나
  • 백지호 기자
  • 승인 2017.08.27 07:04
  • 호수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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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택시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택시기사의 저임금·장시간 노동이 초래됐지만 현재 제도를 개선할 방안은 빈약한 실정이다. 

 사고 발생률 1위, 법인택시

택시의 종류는 개인택시와 법인택시(일반 택시)로 나뉜다. 법인택시는 택시운전 자격시험만 통과하면 운전기사가 될 수 있다. 개인택시의 경우 영업용화물차량이나 법인택시로 3년 이상 혹은 회사 운전기사로 6년 이상 무사고 운전해야 개인택시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법인택시의 수는 개인택시보다 적지만 문제 발생률은 더 높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전국적으로 164,242대의 개인택시와 82,210대의 법인택시가 등록돼있다. 도로교통공단과 경찰청의 자료에 의하면 작년에 사업용 차량의 교통사고 발생 비율은 법인택시가 33.3%로 1위, 13.3%로 시내버스가 2위, 개인택시와 렌터카가 12.8%로 공동 3위다.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의 경우 6월 30일 기준 9,659대의 법인택시와 13,927대의 개인택시가 있지만, 부산시청 교통관리과에 접수된 올해 상반기 민원 수는 법인택시가 759건으로 등록돼 개인택시(476건)보다 많다.

 택시기사들 옥죄는 사납금 제도

법인택시가 개인택시보다 교통사고율과 민원 신고율이 높은 것에 대해 부산지역 택시운전기사 김영식(67) 씨는 “보통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을 한다”라며 “사납금을 내고 수입을 올리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운전하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져 문제가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사납금 제도란 법인택시기사가 택시회사에 날마다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는 대가로 회사는 그에 상응하는 급여와 연료량을 지급하는 것이다. 또한 사납금을 초과한 운송수입은 운전자의 수입으로 하되, 회사에서 지급하는 연료량 이상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운전기사가 부담한다.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부산시의 경우 1인이 하루 동안 1대의 차를 운행할 경우 평균 138,000원, 2명이 교대를 할 경우 평균 100,200원의 사납금을 낸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기우석 기획국장은 “시간당 수익금 확보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서는 12시간 이상의 노동이 강요된다”고 전했다.

사납금 제도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금지됐지만 관례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부산시 해운대구에 위치한 A 택시업체 관계자는 “사납금 제도는 단체협약이나 임금협정 등을 통해 합의할 경우 적용할 수 있다는 판결이 있다”고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부산광역시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원칙상 전액 관리제(택시기사가 당일 수익금 전액을 회사에 내고 회사가 기사에게 일정 급여를 주는 제도)가 맞지만, 이 제도를 시행하는 10% 남짓의 회사는 문을 닫거나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라며 “노사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 현재 가장 현실적인 제도는 사납금 제도”라고 밝혔다.

사납금 제도가 택시회사의 탈세에 이용될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택시협동조합 서울지부 이경식 본부장은 회사가 사납금제도를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사납금을 제외한 수익은 회사의 수입으로 잡히지 않고 운전기사의 4대 보험료도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사납금 제도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저임금ㆍ 장시간 노동 부추기는 <근로기준법>

<근로기준법>상 특례업종에 택시업종이 포함된 것도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58조는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임금지급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는 법률이다. 제59조는 특정 업종에 한해 사용자와 근로자 대표가 합의하면 주 12시간을 초과 근로 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택시회사에서 평균 6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책정하고, 부산시의 경우 4.5시간으로 평균에 못 미치는 소정근로시간을 책정한다. 이로 인해 택시기사들은 실제 근로시간에 한참 못 미치는 급여를 받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양효열 조직실장은 “특례업종이기 때문에 법에 명시된 8시간 노동에 구애받지 않고 임의로 소정근로시간이 책정되고 연장근로를 하게 된다”라며 “특례업종에 관한 조항들은 회사가 악용할 소지가 있는 조항”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여러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충분히 근로시간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특례업종에서 제외돼도 된다”고 했다. 

양효열 조직실장의 의견에 부산광역시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현재 디지털 미터기의 기록을 확인 할 수 있지만 택시마다 처리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교통안전공단에서 택시운영정보를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팀스사업’이 올해 말부터 진행될 예정이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차후에 논의돼야한다”고 밝혔다. 

뚜렷한 해결책은 없는 실정

정부는 이러한 택시운전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이하 <택시발전법>)을 제정했다. <택시발전법>은 택시운전기사의 복지 증진을 위해 택시 운행에 드는 비용을 회사가 기사에게 부담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다. 그러나 택시 운행에 드는 비용이 운전기사에게 전가 금지 되면서 사납금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해운대구 A 택시업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고가 났을 때 각종 배상을 회사만 부담한다면 회사 차원에서 사납금을 올리지 않고는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택시운전기사가 출자금을 내고 조합원이 되는 형태의 택시협동조합도 등장했으나 이 역시 한계는 있다. 협동조합은 기본적으로 사납금이 없기 때문에 운전기사에게 주어지는 수입이 증가한다. 그러나 관련 법률과 재정 지원의 미비로 운영이 쉽지 않다. 기우석 기획국장은 “택시업계의 수익이 한계치에 다다른 시점에서 수익금을 배분하는 협동택시가 얼마나 지속할지 의문이다”라는 우려를 보였다.

처우 개선 위해서는 “정부 지원과 구조 변화 필요”

법인택시 운전기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부산발전연구원 이원규 연구원은 “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시의 권한이 크지만 민간기업인 택시에 관해서는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적”이라며 “택시기사의 근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적인 지원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택시업계의 자본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기우석 기획국장은 “택시 수입금을 택시기사가 바로 갖게 되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 사납금 제도를 넘어 근로시간만큼 임금을 받는 완전월급제로 가기 위한 기반”이라고 말했다

백지호 기자  kkin4u0@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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