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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민주화, 여전히 남은 과제들] 처음부터 직선제는 없었다
  • 이강영 기자
  • 승인 2017.08.27 04:52
  • 호수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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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총장선출은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 지난 17일 故 고현철 교수 추도식에 참석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말이다. 정부지원금으로 대학을 압박하던 이전 정부와 달리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교육부 장관의 말처럼 문재인 정부는 재정지원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간선제 유도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으며 교육민주주의의 회복을 주요국정과제로 삼았다. 이 때문에 많은 국립대학이 직선제로 복귀하고 있다.  내년 2월 총장 선거가 치러지는 △군산대 △목포대 △제주대 △한국교통대에서 직선제가 채택된 것이다. 그러나 복귀가 모든 문제의 해결법은 아니다. 직선제는 △부정선거 △교수 파벌 △학내 정치화 등의 문제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 <부대신문>은 직선제가 어떤 위기를 겪었는지, 그리고 더 나은 직선제로 나아가기 위한 대안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직선제냐’ ‘간선제냐’.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정부와 대학은 총장선출방식을 두고 줄다리기를 했다. 정부는 ‘대학의 선진화’를 말하며 총장간선제(이하 간선제)를 도입하려 했고, 그때마다 대학은 ‘대학 길들이기’라며 반대했다.    

87년까지 총장선출은 정부가

애초 총장선출권은 대학의 것이 아니었다. 광복부터 1987년 민주화 이전까지 정부가 대학 총장을 선임했다. 4ㆍ19 혁명 이후 대학 구성원들이 총장을 직접 선출하려 했지만 군사 정권의 등장으로 무산됐다. 정부의 국립대 총장 선임 제도는 1987년 민주화를 기점으로 폐지되는 분위기였다. 민주화의 바람은 대학에도 불었고 구성원들이 총장을 직접 선출하려고 했다. 1988년 전남대를 시작으로 전국 대학이 총장직선제(이하 직선제)를 도입했다. 이러한 양상에 1991년 교육부는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해 대통령이 임명하던 기존의 방식을 폐지했다. 

직선제 폐지의 신호탄

1997년 IMF 금융위기 이후, 사회 전반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었다. 대학도 이를 피하진 못했다. 정부는 민간기관에 의뢰해 국립대학에 경영진단을 시행했다. 진단서에는 여러 개선 요구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총장 선출 방식의 변경이었다. 정부는 이를 반영해 직선제에 손대기 시작했다. 당시 김덕중 교육부장관은 “직선제를 폐지하는 대학에는 재정을 지원하겠다”고 말하면서 직선제 폐지를 추진했다. 2000년 김대중 정부는 ‘국립대학발전계획안’을 발표했다. 계획안은 교육부 내 위원회를 구성해 총장을 공모한다는 개선안을 담고 있었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협의회와 전국대학노동조합 등은 총장선출권을 교육부에게 위임하는 것은 대학의 자율을 침해한다며 정부에 맞섰다. 당시 서울대 교수협의회 최종태(서울대 경영학) 회장은 “국립대 총장을 교육부 장관의 지시를 따르는 하급관리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계속되는 대학의 반대와 여론의 비판으로 직선제 폐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의 계획과 달리 총장직선제는 오히려 확대된 형태로 변모됐다.직원과 학생들이 투표권을 요구한 것이다. 본래  국립대학 총장선거는 교수에게만 투표권이 주어졌다. 대학은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대학교육연구소(이하 대교연)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까지 전체 31개 국공립대학 가운데 20개교에서 총장 선거에 직원이 참여했고, 일부 대학은 학생까지도 포함됐다.

압박하는 정부 포기하는 대학

노무현 정부는 총장 선출과 관련한 정책을 펼치지 않았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직선제 폐지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는 ‘국립대학선진화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국립대학 총장 선출 방식을 간선제로 유도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단과대학 학장 직선제 폐지한 후 총장직선제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교수 정원 배정과 재정지원 등 자율적으로 직선제를 폐지한 국립대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며 간선제를 유도했다.

이명박 정부의 간선제 유도는 박근혜 정부에서 더 노골적으로 이뤄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총장 선출 문제는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게 옳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2014년 교육부는 국립대학 총장직선제 개선과 대학재정지원사업을 연계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정부는 직선제 폐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대학들을 사업에서 탈락시켰다. 결국 재정이 열악한 국립대학들은 압박을 견디지 못해 직선제를 폐지했다. 박근혜 정부는 직선제 폐지를 추진하는 한편, 간선제로 당선된 후보를 임명하지 않고,  2순위 후보자를 총장으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2015년 8월 17일 우리 학교 고현철 교수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며 본관 4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우리 학교는 그의 희생으로 유일하게 총장직선제를 유지한 국립대학이 됐다.

이강영 기자  zero1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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