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상담센터는 지난달 30일 ‘대학 내 반성폭력 연대를 위한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행사는 발제자 4명의 주제발표와 참석자들과의 자유토론으로 이루어졌다. 처음 발제자로 나온 부산대학교 페미니즘 소모임 ‘싫다잖아’ 박정원 씨는 ‘대학 커뮤니티 내 여성 혐오’를 주제로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 ‘마이피누’에서 행해지는 여성 혐오발언에 대한 심각성을 폭로하고 연대를 통해 성차별적인 사회와 여성 혐오에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여성 혐오적인 문화를 없애지 않는다면 평등한 사회는 먼 미래가 된다”라며 “연대에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게시판 전쟁: 혐오할 자유와 성소수자’라는 주제로 두 번째 발제를 이어간 부산 성소수자 인권모임 QIP 김혜연 씨는 학생들의 생각을 표현할 유일한 장소인 게시판이 얼굴 없는 누군가에게 검열을 당하고 있음을 한탄했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열린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등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쩌다 보니 퀴어이자, 페미니스트이자, 대학생이다’라는 주제에 경성대학교 페미니즘 독서동아리 ‘파워페미레인저’ 류겸우 씨는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성 고정관념 속에서 일방적으로 해석당하는 입장에 놓인 성소수자들의 아픔을 전했다. 또한 성 고정관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현재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잘못된 성교육을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페미니스트-예술-실천 페미광선’ 아스피린 씨는 ‘부산 문화예술계와 예술대학 내 가해자 문화’를 주제로 발제를 이어나갔다. 작년 10월 트위터에서 오타쿠계 내의 성폭력을 폭로하기 위한 해시태그운동이 일어난 사건을 인용하며 문단 및 미술계 내에서 벌어지는 성폭력을 고발했다. 그는 “예술계에서는 개개인의 네트워크와 학교 인맥을 통해서 등단하거나 전시를 한다”며 “주된 가해자는 권력이 있는 교수나 큐레이터 등이고 피해자는 예술대학 학생이나 습작생”이라고 말했다.

주제 발표를 마치고 이어진 자유 토론 시간에서 참석자 A 씨는 “마이피누 안에서 행해지는 여성 혐오 또한 표현의 자유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혜연 씨는 “모든 발언에는 책임이 있다”며 “하지만 책임을 지는 데에서 아직 부족함이 많다”라고 답변했다. 이후 참석자와 발제자 간에 자유로운 의견 공유가 이루어졌다.

행사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참석자 B 씨는 “성에 대한 의제가 많이 공론화되는 시기”라며 “많은 단체들과 같이 의견을 공유하는 첫 번째 자리라서 의미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동아대에 재학 중인 C 씨는 “폐쇄적인 대학가에서 연대체가 생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며 “이런 자리를 통해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게 돼서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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