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문화
웹툰계가 숨쉬는 ‘부산’을 꿈꾸다 - 최해웅 작가 인터뷰
  • 김미주 기자
  • 승인 2017.05.29 05:20
  • 호수 1544
  • 댓글 0
   
 

 

사랑하는 부산이 웹툰으로 풍성한 도시가 되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웹툰 작가가 있다.
부산 웹툰 매니지먼트 ‘자이언트 미디어’ 대표이사이자 우리 학교 디자인학과 애니메이션전공 겸임교수인 최해웅 작가이다.
그는 부산을 배경으로 한 웹툰도 연재하는 만큼 부산과 웹툰에 대한 애정이 깊다. 최해웅 작가를 만나 부산 웹툰의 매력과 발전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문화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돼 많은 문화예술인이 부산을 떠나는데요. 부산을 떠나지 않고 활동하는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나요?
부산이 고향이고 40년 동안 대부분 부산에서 지냈어요. 그래서 부산을 떠나는 게 어려워요. 서울에서 교수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부산에서 출퇴근하곤 했어요. 잠시 경기도 용인시에 살았을 때도 부산 음식이 그리워 매달 가족들과 부산으로 내려오기도 했었죠. 문득 ‘이럴 거면 다시 부산에 내려와 살자’라는 생각이 들어 현재까지 부산에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웹툰 작가가 활동하는 데 수도권보다는 분명 어려운 점은 있어요. 작가 매니지먼트, 콘텐츠 회사 등의 인프라는 분명 수도권에 더 많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부산은 경기도 이남에서 인프라 구축이 제일 잘돼 있는 상태에요. 수도권 외 지역 중에서 작가들의 수가 가장 많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주죠. 과거부터 현재까지 부산은 만화 거장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어요. 이러한 점으로 보아 부산은 충분한 역량과 실력을 갖춘 만화 도시라고 할 수 있죠.

△웹툰계에서 보는 부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웹툰 배경으로서 부산이 가지는 매력이 먼저 있겠죠. 부산은 다양한 명소와 먹거리로 매년 많은 관광객이 부산을 찾고 있잖아요. 마찬가지로 웹툰의 소재로 다룰 요소도 풍부해요. 제가 연재했던 웹툰<단골식당>의 배경도 부산인데요. 부산 곳곳의 맛집과 그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어요. 이를 통해 부산이 브랜드화되는 효과도 거둘 수 있겠죠.
부산광역시에서 웹툰 사업 육성을 위해 펼치는 정책들이 다양해요. 그래서 다른 지역보다는 작가들의 활동이 원활하다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부산은 영화, 게임의 도시인만큼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이 가능한 조건도 갖추고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나 지스타 같은 축제도 조건에 해당하죠. 웹툰이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창작되는 추세 속에서 부산이 이러한 융·복합 콘텐츠를 잘 육성한다면 웹툰이 부산의 차세대 대표상품으로 거듭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작년에 집행위원장으로 임하셨던 글로벌 웹툰쇼 첫 회가 성황리에 마쳤다고 들었는데요. ‘부산에’ 글로벌 웹툰쇼를 개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글로벌 웹툰쇼는 현재 부산 웹툰 시장의 규모 자체를 키울 시기라는 판단에서 열게 됐어요. 2년 전 웹툰 산업이 커지는 추세 속에서 부산은 아직 크다고 말할 수 있을 만한 호황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부산 웹툰 시장의 인프라와 규모를 키우고 부산에서 활동하는 기성·신인 작가님들의 왕성한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큰 비용 부담과 부족한 협찬으로 포기하려고도 했어요. 그때 부산시가 지원 의사를 표명해 함께 축제를 개최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글로벌 웹툰쇼는 단순한 컨퍼런스가 아닌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작가와의 토크쇼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어요. 부산시의 행·재정적 지원과 매니지먼트사가 가진 경험, 기획력이 더해져 첫 회이지만 큰 성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부산 웹툰 시장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교육 인프라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창작과 학생 수가 600여 명 가까이 됩니다. 이 학교의 학생들은 매년 네이버, 다음 등 각종 공모전을 휩쓸고 있죠. 수시 모집 기간이 되면 부산·경남 지역의 작가 지망생들이 이 대학으로 구름떼처럼 모여들고 있어요. 부산으로 본다면 심각한 청년 인력 유출뿐 아니라 부산의 차세대 콘텐츠까지 수도에 내어주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도 생깁니다. 그래서 웹툰 아카데미보다는 부산 거점의 만화가 육성을 위한 전문 대학교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유망한 작가 지망생들이 웹툰을 위해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말이에요.
또한 그림 작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필요해요. 예를 들면 부산대학교 내에서도 각 전공의 학생 중 재능 있는 이야기꾼을 발굴해 그림 작가와 협업을 이룰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일본에서는 농업 등 각 분야의 다양한 전문지식을 소재로 한 만화가 수백만 부가량 판매될 정도로 양질의 전문 만화가 인기를 끌고 있어요. 판타지나 로맨스물에 그친 한국 웹툰의 소재가 좀 더 풍성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양질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작가와 회사가 나와야, 점점 높아지는 웹툰 매체 진입 장벽을 뚫고 세계적인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 내내 이어진 최해웅 작가의 말에서 부산에 대한 애정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부산 거점의 매니지먼트사들이 단기적인 수익 창출에 힘이 부쳐 속속 철수하고 있는 와중에도, 꿋꿋이 부산을 지키고 있는 그는 장기적인 부산 웹툰 성장을 이룩하기 위해 매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또한 스스로 교육자인만큼 지망생 육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가 있다면 부산 웹툰의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김미주 기자  o3oolo@pusan.ac.kr

<저작권자 © 부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미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