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효원세상 미리내에 띄우며
하고 싶은 공부
  • 김해진 (심리학 석사16)
  • 승인 2017.05.29 21:53
  • 호수 1544
  • 댓글 0

 

공부는 끊임없이 자신과 대화를 하게끔 한다. 이 문장을, 글을, 더 나아가 이론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지 등에 대한 자기 안에서의 대화가 계속해서 이어지게 된다. 자신과의 대화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지만, 자신과만 대화하다 보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가 힘들고 대화를 이끌어 나가기가 어려워진다. 또한 개인적인 심적 아픔이 있었던 사람들은 자신의 사고에 갇히기도 하고, 스스로 내적인 갈등과 고통에 더 몰입하게 될 때도 있다.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면 마음에 큰 파동들이 일어나 공부에 쉬이 집중할 수 없다. 스스로 선택한 공부라는 길을 나아가면서 위와 같은 이유로 흔들리지 않고 하루하루 묵묵히 나아가려면, 가끔은 멈춰 서서 다른 학자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학문에 임했었는지 돌아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함께 생각해 보고 싶은 학자는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함과 처녀의 순수한 마음을 가진‘이덕무’라는 학자다. 이덕무는 박지원, 박제가, 홍대용 등과 함께 조선 18세기 학문의 융성을 이끈 학자 중 하나다. 그는 서얼이었고 가난과 굶주림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도 있었다. 이런 아픔들 속에서 이덕무는 자신의 존재 의미를 책에서 찾고자 했고, 많은 양의 책을 읽기로 유명했다.

기존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학문은 성현이 되고 과거 시험을 치르기 위해 ‘해야만 하는 것’이었다면, 이덕무와 그의 벗들에게 학문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었다고 한다. 이는 기존 성리학에 어긋나는 생각이었다. 학문은 심신을 수양하고 성현이 되기 위한 목적이어야 했던 기존의 생각을 거부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즐기겠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학문을 놀이로 바라본 그들은 성리학 이외의 지식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주변 사물과 대상들을 탐구해야 하는 지식의 대상으로 바라보았다.

학문을 통해 본인의 마음을 수양하고 기존의 학자들이 이루어 낸 것들을 잘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자신의 내적인 과정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 자연, 사물, 사회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즐거운 관심을 가졌다. 학자들은 이런 움직임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중요하고 실용적인 지식정보를 추구하게 되었으며, 이는 18세기의 지식혁명을 이끈 흐름 중의 하나이다.

스스로 지식을 탐구해 보기로 했다는 것은 공부를 ‘해야만 했던’ 필수 교육 과정에서 벗어나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는 의지가 발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의 내부에 더 집중하게 될 수 있다. 그때마다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물고 뜯고 맛보며 지식을 생산해갔던 이덕무처럼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해 있는 ‘세상’에 대한 탐구를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휩쓸리지 않고 하루를 또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렇게 마음의 중심을 잡고 탐구를 하다 보면 우리의 마음에 남을 것들은 평생 기꺼이 앎을 찾아 헤매겠다는 용기와 학문이라는 길 위에 있는 기쁨, 그렇지만 사람은 끝내 자신의 앎에 대한 욕구에 안주하지 못함을 정확히 아는 기쁨일 것이라 믿는다. 

   
김해진(심리학 석사16)

김해진 (심리학 석사16)  press@pusan.ac.kr

<저작권자 © 부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해진 (심리학 석사16)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