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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다운 대학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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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4호] 승인 2017.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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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대학이 올해로 개교 71주년을 맞이했다. 사람으로 치면 종심(從心)의 경지를 넘은 나이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종심이란 육체의 늙음을 압도하는 정신의 완숙(完熟)을 의미할 터이다. 칠십을 지난 인간이 도달해야 할 경지가 종심이라면, 칠십 해를 넘긴 대학이 담보해야 할 내적 완숙이란 무엇인가. 개교 71년을 맞은 오늘, “성숙한 지성인을 양성하는 참 대학”,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학다운 참 대학”이라는우리대학의 교육이념을 새삼 떠올리며, ‘대학다운 대학’, ‘성숙한 지성인’의 의미를 되묻는다.

지난해 겨울 우리 국민들은 광장에서 ‘이게 나라냐’ 탄식했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원칙이 무너진 나라에 대한 개탄이었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에 대한 열망이었다. 헌데 원칙의 붕괴와 상식의 실종은 우리시대의 대학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성과지상주의, 경쟁만능주의의 시류에 선재적으로 응답해온 대학들이 발 빠르게 취업양성소로 변질해 가는 사이, ‘성숙한 지성인을 양성하는 큰 배움터’라는 대학의 본래 의미는 낡고 공허한 정의로 추락했다. 성숙한 지성인이란 단지 기능적 지식을 축적한 전문가도 아니며, 분과학문 안에 배타적으로 안주한 패쇄적 지식인도 아니고, 세상과 유리되거나 현실에 초연한 고답적 지성인도 아닐 터이다. 상투적 생각과 경직된 규율을 부단히 성찰하는 자, 지식과 지식의 경계를 횡단하며 자유롭게 생성을 모색하는 자, 현실을 초월하기보다 현실에 중단 없이 개입하는 자, 하여 낯익은 세상을 넘어 낯선 세상의 도래를 사유하는 도발적 상상력의 소유자, 대학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성숙한 지성인’이란 바로 이 같은 정체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지금, 이곳의 대학은 지성인다운 지성인의 탄생을 견인하는 장이 되기보다, 시류(時流)를 알리바이 삼아 외려 ‘죽은 지성인의 사회’를 획책하는 세상과 담합하려는 의지로 충만하며, 세상을 의심하는 법보다는 세상에 최적화하는 기술을 훈육하고, 현실에 개입하는 ‘비판적 지식인’보다는 생계지향의 ‘순종적 직업인’을 양산하기에 진력하고 있다. 대학의 이 비뚠 처세 속에서 학생들은 대학의 진정한 의미를 잃고 방황하며, 세상을 의심하고 바꾸기보다 되레 세상에 침묵하고 적응하기에 내몰린다. 성숙한 지성인의 산실이 아니라 조로한 청춘들의 처소, 참담하지만 우리시대 대학의 서글픈 정의가 되었다.

그럼에도 지난겨울의 광장이 역력히 증험하듯이, ‘이게 대학이냐’는 절망이 깊을수록 ‘대학다운 대학을 회복해야 한다’는 대한 열망 또한 커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벨 훅스의 말대로 “대학은 유토피아가 아니지만 유토피아를 창조할 수 있는 장소”라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 한, 성숙한 지성인을 양성하는 온전한 대학의 실현 역시 불가능한 꿈으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개교 칠십 한 돌을 맞아, 감히 우리 다시 꿈꾸어 보자고 요청하고자 한다. 젊은 청춘들이 자유다운 자유 속에서 진리를 궁구하며, 다양한 목소리들이 교차하고 논쟁하고 협상하는 건강한 불화(不和)의 장으로서의 대학을, 달변의 혀보다는 섬세하고 좋은 귀를 가진 수다한 지성들이 디스토피아를 중지하고 유토피아의 도래를 위해 치열하게 상상하는 최적의 장소로서의 대학을 말이다. 더불어 당신과 내가 기꺼이 이 불가능한 꿈을 현실로 바꾸는 주체가 되길 두려워하지 않고, 칠십 한 해를 세상과 공생해온 우리대학이 대학다운 대학의 도착을 견인하는 힘센 전위가 되어 주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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