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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넘기에는 높은 벽, 학점교류제
  • 이강영 기자
  • 승인 2017.05.15 07:12
  • 호수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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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들이 교류를 확대하면서 학점교류 협약 체결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학 간 학점교류는 미비한 시스템과 지원으로 학생들이 이용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타 대학에서 수업도 듣고 학점도 인정받고

대학 간 학점교류제는 1997년부터 시작됐다. 대학 간에 학생과 강의를 교류해 열린 교육을 추구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정규 학기나 계절 학기 동안 다른 대학에서 강의를 듣고 취득한 학점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우리 학교도 서울대, 고려대 등 28개 대학과 교류를 맺고 있다. 학생들은 다른 대학에서 색다른 강의를 들어볼 수 있다는 매력으로 학점교류에 참여하고 있다. 대학교육연구소 임희성 연구원은 대학 간 학점교류에 대해 “각 대학이 갖고 있는 장점을 서로 주고받으며 같이 성장해나가게 하는 제도”라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점교류 속 산재한 장애물

학생들은 학점교류제로 다양한 학습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지만 경직되거나 미흡한 운영방식 때문에 이를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학점교류를 이용하면서 학생들은 △수학신청 △수강신청 △학점인정까지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학교의 경우 수학신청서 작성 때 학생이 희망하는 과목을 제출한 후 △학과 △대학 행정실 △학사과를 거쳐 총장 승인까지 받아야 교류학생으로 인정받는다. 이후 신청대학에서 수강신청을 할 수 있다. 각 대학이 요구하는 절차, 준비 사항이 각각 달라 학생들은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다. 우리 학교로 교류를 온 전남대 김아람(신문방송학 14) 씨는 “타대 교류를 신청하기 위해 학과에 문의를 했는데 조교나 직원들이 잘 몰라 혼자 정보를 찾아서 신청했다”며 “안내가 제대로 돼있지 않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에서 제공하는 시설, 정보 이용에도 제한이 존재해 불편함은 가중되고 있었다. 교류학생 대부분은 먼 지역에서 오기에 또 다른 주거 시설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취방을 구하기엔 비용이 부담되는 실정에 몇몇 대학은 교류학생에게 기숙사를 제공하지 않아 더욱 부담을 주고 있었다. 실제로 우리 학교의 경우 영호남 교류학생들에게만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었다. 서울대학교는 1년 단위로 교류를 하는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고려대학교의 경우 교류학생에게는 기숙사를 제공하지 않았다. 고려대학교 인문사회계 교육지원팀 송익현 과장은 “본교 학생들에게도 기숙사를 제공하기엔 부족한 실정”이라며 “다른 대학 학생에게 기숙사를 제공하기엔 무리”라고 설명했다. 이에 교류학생들은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서울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교류를 했던 최영현(국어국문학 12) 씨는 “정규학기 때 교류를 하는 학생 대부분이 기숙사 제공을 받지 못한다”며 “때문에 자취를 하게 되면서 많은 비용 부담을 지게 된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주거문제 이외에도 타대에서 생활하면서 겪는 불편한 점이 또 있었다. 우리 학교로 교류를 온 전북대 김시온(지리교육 15) 씨는 “타대교류생에게는 사물함을 제공하지 않아 불편하다”며 “이 밖에도 학사일정, 공지 등을 듣기 어려운 점도 아쉽다”고 전했다.

신청대학에서 수업을 모두 수료한 뒤 소속대학에서 학점을 인정해주는 과정에서도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우리 학교의 경우 학점인정 과정 중 학과 교수회가 교과목 구분과 학점을 심의하는 절차가 있다. 그런데 학점인정의 명확한 기준이 없어 예상하지 못한 교과목 구분과 학점을 받을 수도 있었다. 최영현 씨는 “처음에는 전공으로 학점을 인정해주는 줄 알고 신청했는데 나중엔 일반선택으로만 인정해줘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실속없는 대학들의 교류

학생들이 학점교류제로 불편을 겪고 있지만 개선은 되지 않고 외연만 넓혀지고 있다. 최근 서울권 32개 대학들이 학점교류 및 공유대학을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학에 상관없이 서울에 사는 대학생이라면 집 근처 대학을 다니면서 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 또한 최근 UNIST(울산과학기술원)와 학점교류협정을 맺었다. 이러한 대학 간 교류 시도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학들이 교류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이유는 대학구조개혁평가와 대학재정지원사업의 평가지표에 대학의 자원공유 부문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자원공유란 대학의 인적, 물적 자원을 공유토록 하는 것으로서 학점교류는 이에 포함돼있다. 교육부 대학평가과 최지웅 직원은 “앞으로 평가를 할 때 자원공유 부문의 성과를 최대한 반영토록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대학 간 학점교류가 평가를 잘 받기 위한 것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임희성 연구원은 “대학 간 학점교류가 대학구조개혁과 재정지원사업에 맞물려 진행되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교육부가 그저 대학 간 교류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 위한 교류제로 나아가려면

학생들에게 많은 학습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학점교류제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데 있어서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진정 학생들을 위한 학점교류제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학점교류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숙사 제공과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재정지원 △학사 행정 시스템 구축 등이 제시됐다. 학점교류 활성화 방안을 연구했던 김재웅(서강대 교육문화학) 교수는 “교육부는 대학 간 학점교류에 장애가 되는 요소를 해소하기 위해 제도 개선과 재정지원에 힘써야 할 것”이라며 교육부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자체 웹사이트를 만들어 회원 대학 간 정보를 전자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학생들이 타 대학 수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행정처리 방식을 간소화하고, 인터넷에서 직접 수강신청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좋다”고 실용적인 학사 행정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강영 기자  zero1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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