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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본조례에 못다 담은 청년의 목소리
  • 손지영 사회부장
  • 승인 2017.05.15 06:49
  • 호수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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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5년도에 처음 발의됐던 <부산광역시 청년기본조례안>이 내일(16일) 부산광역시의회에서 심사받게 된다. 부산지역 청년의 삶을 개선하고 청년의 시정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청년기본조례. 그러나 조례안 단계에서 소극적으로 청년의 의견을 수렴했고, 그 내용조차 청년기본조례 같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산광역시 청년기본조례, 과연 본래 취지와 목적에 맞게 제정될 수 있을까?

   
 

<부산광역시 청년기본조례안>이 제정을 앞두고 있지만 청년 의견 반영 미비와 그 내용의 미흡으로 문제가 제기됐다. 청년기본조례는 2015년 서울특별시에서 처음 제정한 것으로, 현재까지 지방자치단체 251곳 중 34곳이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했다.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에서는 지난 2015년 5월 처음 <부산광역시 청년기본조례안>(이하 조례안)이 발의됐다. 이는 부산시가 청년정책에 청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자 하는 취지이며, 청년의 발전과 권익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 내용으로는 △청년정책에 관한 계획 수립 및 시행 △청년위원회 구성 △청년 일자리 창출과 청년문화 활성화 위한 사업 추진 및 지원 등이 있다. 이번 조례안은 기존의 <부산광역시 청년일자리 창출 지원 조례>(이하 청년일자리 조례)와 <부산광역시 청년문화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이하 청년문화 조례) 내용을 포괄하고 있으며, 청년기본조례가 제정된 뒤 두 조례는 폐지될 예정이다. 조례안을 발의한 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회 황보승희 위원장은 “청년의 시정참여를 통해 청년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직접 수립하게 하는 것이 조례안의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조례안은 내일(16일) 부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제정 여부가 결정된다.


청년기본조례 제정을 앞두고 지난달 25일 부산시는 ‘부산광역시 청년기본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 참석한 부산지역 청년들은 △조례안에 청년일자리 조례와 청년문화 조례를 단순히 통합시켜 놓은 점 △일자리와 문화 외에 다른 분야의 내용이 부실한 점 등을 지적했다. 당시 부산시는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례안 내용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에 수정된 조례안에는 일부 단어 및 문장만 바뀌었을 뿐이었다. 이에 공청회에 참석했던 부산청년유니온 전익진 위원장은 “현재 조례안이 부산시의회와 부산시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부산지역 청년의 시정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청년위원회나 청년정책네트워크 등을 만들었으면서 또다시 청년의 참여를 배제하는 행태”라고 전했다.


청년들은 조례안에 청년일자리 조례와 청년문화 조례를 통합시킨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현재 조례안의 일자리 및 문화 부문은 두 조례의 내용을 정리해놓은 수준이다. 그러나 두 조례가 가진 문제점인 △청년일자리 조례가 일자리 개수 늘리기 정책 위주로 작성된 점 △청년문화 조례가 창작자 중심의 지원정책과 특정 분야 중심의 정책으로 이뤄진 점은 청년기본조례의 본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산청년포럼 박진명 위원장은 “최근에는 청년들이 단순 일자리 늘리기가 아닌, 개인에게 적합한 일자리 주선과 같은 정책을 요구하는 추세”라며 “현 청년일자리 조례와 같이 일자리 창출 위주의 정책만을 조례안에 포함시킨다면 청년들이 요구하는 방향과 맞지 않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청년문화 조례 또한 창작가 위주의 지원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모든 청년문화예술인이 창작가가 아닌 만큼 지원 범위가 제한된다”며 “두 조례가 개별로 존재하는 것은 괜찮지만 모든 청년을 위한 청년기본조례에 포함될 내용으로서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일부 청년들은 청년 관련 조례로서 청년기본조례만 두는 방침에 의문을 품기도 했다.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 엄창환 지원단장은 “여태 부산시는 청소년, 아동 등과 같이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조례들을 기능에 따라 여러 개 제정했는데, 청년 조례만 하나로 합치려한다”며 “조례를 하나로 통폐합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이라 전했다.


일자리 및 문화 부문에 비해 다른 부문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현재 조례안에는 일자리와 문화 외에 청년의 생활안정과 권익향상 부문이 포함돼있다. 그러나 단순히 ‘지원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정도로 짧게 명시돼있을 뿐이다. 부산청년유니온 한경준 대외협력팀장은 “청년기본조례는 주거, 금융 등 청년에게 필요한 다양한 분야가 형평성 있게 담겨있어야 한다”며 “현재의 조례안은 일자리와 문화 조례를 합친 것 외에 무엇을 포함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평했다.


많은 부산지역 청년들이 청년기본조례 제정에 청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것을 요구했다. 지난 6일 부산시 청년단체 및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조례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의견서를 작성해 시에 제출했다. 청년들이 제출한 공통 의견서는 포괄적인 청년 영역을 아우르고 다양한 해법 모색이 가능하도록 제정을 요구함과 더불어 조례 제정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주길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전익진 위원장은 “청년의 요구가 조례에 다 담길 수는 없지만 청년의 의견을 듣는 과정은 분명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진명 위원장 또한 “타 지역에서도 청년들이 의견을 내서 그에 관한 조례나 정책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기본적으로 청년 관련 조례는 청년의 참여를 전제해야지만 실효성 있을 것”이라 말했다. 실제 서울특별시의 경우 청년단체 주관으로 청년기본조례 초안을 짜고 공청회를 여는 등 조례 제정 과정에서 시와 청년이 함께 했다.


이러한 부산지역 청년들의 요구에 황보승희 위원장은 청년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15일에 청년들과 간담회를 가지는데, 청년들의 의견이 합당하다면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손지영 사회부장  sonmom@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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