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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와 지하도상가 양립할 수 없는 입장 차이
  • 황연주 기자
  • 승인 2017.05.15 06:45
  • 호수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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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광역시와 지하도상가 상인 간의 갈등이 첨예하다. 이들은 지하도상가의 임대기간과 임대방식을 두고 대립했다


내년 7월 남포와 광복지하도상가 상인들과 부산광역시청의 임대계약이 끝나게 되면서 점포에 대한 공개입찰에 들어간다. 이에 부산광역시 내 7개 지하도상가 중 5곳의 상인 400여 명이 지난달 10일부터 28일까지 부산시청 앞에서 생존권 보장을 위한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부산시청 앞에서 지하도상가 상인들이 집회를 열었다

 

 

 

 

 

 

 

 

   
부산역지하도상가 일부 매장의 문이 닫혀있다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 내에 있는 7개 지하도상가는 1970~80년대 민간투자를 받아 개발됐다. 민간 사업자(이하 민간)가 상가 조성 이후 지하도상가를 20년간 운영한 뒤 부산시에 기부 채납하는 것을 조건으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부산시설공단이 5곳(△국제시장 △남포 △광복 △서면몰 △부산역) 지하도상가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와 지하도상가 상인(이하 상인)이 상가의 임대기간과 임대방식을 두고 대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포지하도상가상인회 신혜선 회장은 “코오롱 건설에서 남포지하도상가를 조성한 뒤 부산시에 기부 채납했다”며 “부산시로 넘어가며 양도·양수가 금지돼 문제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지하도상가 임대기간양측 의견 갈려

임대기간 제한 유무에 대한 것이 갈등의 첫 번째 쟁점이다. 임대기간 제한은 지하도상가가 공유재산 중 행정재산이기 때문에 적용되는 것이다. 공유재산은 행정재산과 일반재산으로 분류되며 △행정재산은 거래대상에 속하지 않아 매매자체가 금지 △일반재산은 거래대상으로 명시돼 매매가 가능한 것에서 차이를 보인다. 현재 부산시 지하도상가는 행정재산에 속하기 때문에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시행령>(이하 공유재산 시행령) 제19조 2항 ‘행정재산의 관리위탁기간은 5년 이내로 하되, 한 번만 갱신할 수 있다. 이 경우 갱신기간은 5년 이내로 한다’에 따라 최대 10년간 기존 임차인이 점포를 임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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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상인들은 지하도상가가 행정재산에 속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등법원이 지하도상가인 (주)강남터미널지하쇼핑몰을 행정재산이 아닌 일반재산으로 판결 내렸다는 것이다. 광복지하도상가상인회 정명선 회장은 “상가 사이에 있는 도보는 행정재산으로 볼 수 있지만 상가는 그렇지 않다”며 “상가의 경우 사경제적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일반재산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또한 5년이라는 기간 제한이 지하도상가 상권을 침체시킨다는 의견도 있었다. 부산역지하도상가상인회 권태근 회장은 “5년이라는 기간 제한으로 인해 상가에 투자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며 “이처럼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점주들이 투자하지 않아서 시장이 낙후되기도 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에 부산시는 지하도상가가 공유재산 중 행정재산에 속하기 때문에 임대기간을 연장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시청 관계자는 “지하도상가가 부산시 소유로 돼 있기 때문에 공유재산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그렇기에 계약 기간 규정을 통해 특정 개인이 아닌 모든 시민들이 골고루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다.

양도・양수 상가활성화 vs 위법

임대방식에 관해 양도·양수를 두고 갈등을 겪었다. 현재 부산시는 <지하도상가 관리운영 규정> 제6조에 의거해 지하도상가 임차인의 점포에 대한 전대 및 양도를 금지하고 있다. 전대와 양도·양수는 기존 임차인이 또 다른 임차인을 구해, 점포 운영을 넘기는 행위이다. 이를 통해 기존 임차인은 제 3자에게 임차를 해주게 하는 대신 권리금을 받기도 한다.


부산시 내 상인들은 양도·양수를 상가 활성화와 불법 전대 방지 등을 위해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로써 △자유로운 세대교체를 통한 투자 활성화 △점포의 대형화 △점포 간의 이동 가능 등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명선 회장은 “불가피하게 영업을 할 수 없을 경우 전대를 할 수밖에 없다”며 “양도·양수가 가능하게 되면 불법 전대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울특별시나 타 지역의 양도·양수 허용에 관한 조례를 예로 들었다. <서울특별시 지하도상가 관리조례> 제11조는 지하도상가 임차인의 양도·양수를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혜선 회장은 “타 시·도는 지하도상가에 있어 부산시처럼 규제가 심하지 않다”며 “양도·양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간에 연연하지 않고 투자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시는 양도·양수 허용으로 조례를 재·개정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조례는 상위법인 법령을 따라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지하도상가에 대한 조례는 상위법인 공유재산 시행령을 위반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공유재산 시행령에 따라 공유재산 중 행정재산에 속하는 지하도상가에 양도·양수를 허용하는 것은 위법이 된다. 부산시청 관계자는 “공유재산 시행령에서 양도·양수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 해놓았다”며 “양도·양수를 허용한 타 시·도의 조례는 위법인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권 위탁, 차선책 될까

운영 주체에 관해서도 부산시와 일부 상인들이 대립되는 태도를 취했다. 현재 부산시설공단에서 운영하는 지하도상가는 △국제시장 △남포 △광복 △서면 △부산역으로 총 다섯 곳이다. 공유재산 시행령에 따르면 지하도상가의 운영을 민간이나 상인회 등에 위탁할 수 있다. 이에 일부 상인들은 임대 기간과 임대방식이 법에 저촉돼 변경될 수 없을 시, 차선책으로 상인회나 민간으로의 운영 위탁을 요구하고 있다. 상인 측은 이와 같은 요구의 이유로 부산시설공단이 지하도상가를 운영하기에 전문성이 떨어짐을 들었다. 서면몰지하도상가상인회 윤영진 회장은 “공공시설의 경우 개·보수나 안전 점검 등에 치중하기 때문에 상가 활성화에는 관심이 적다”며 “민간이나 상인회가 운영할 경우 홍보나 마케팅 등을 전략적으로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각 지하도상가의 운영 주체를 하나로 일치시키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는 각 지하도상가가 자생력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부산역지하도상가나 남포지하도상가 등의 경우는 자생력이 낮기 때문에 민간이나 상인회가 운영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윤영진 회장은 “부산역지하도상가와 달리 서면몰지하도상가는 유동인구가 많으며 상가 형성이 돼 있다”며 “이런 경우 부산시설공단보다는 상인회 측의 운영이 상가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상인회가 직접 운영하게 되면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부산시청 관계자는 “상인회가 운영하게끔 하면 본인들 간에 양도·양수나 불법 전대가 성행할 수 있다”며 “또한 일부 상인회에만 운영권을 주게 되면, 그렇지 않은 상인회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재정 문제를 고려할 때 부산시설공단보다는 민간이 지하도상가를 운영하는 것이더 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윤상복(동의대 도시공학) 교수는 “지하도상가를 공공에서 운영하다 보니, 재정 부족으로 충분한 재원 공급이 되고 있지 않다”며 “이 때문에 민간이 하는 것보다 관리·운영 문제가 많다”라고 말했다.

황연주 기자  march1968@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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