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효원가족 여러분!

우리는 오늘, 4차 산업혁명의 세계사적 거대한 변화의 물줄기와 새 정부 출범이라는 시대정신의 큰 흐름 속에서, 영광된 개교 71주년의 아침을 맞았습니다. 우리 대학의 발전과 전통, 진리와 학문탐구를 위해 지난 1년간 열정과 헌신을 아끼지 않으신 교수님과 직원 선생님 그리고 학생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작년 오늘, 우리의 단합된 힘과 염원으로 저는 부산대학교 제20대 총장으로 취임하였습니다. 저는 효원가족 여러분께 드린 첫 인사말에서 김승희 시인의 「저 산을 옮겨야겠다」라는 시를 드린 바 있습니다. ‘나를 내려놓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사랑의 힘은 높은 산도 움직일 수 있다’라는 단순한 진리를 믿고 성심을 다해 달려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니 못내 아쉽고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저는 지난 1년을 우리 대학의 더 큰 희망과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우리 대학은 대학 본연의 역할과 책무에 충실하면서 지역사회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대학으로 위상을 빠르게 회복해가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구성원 여러분의 노력과 배려 덕분입니다.

지난 한 해, 저는 총장의 권위를 내려놓고 구성원들과 소통하려 노력했습니다. 본부·교수회·직원·학생·동문을 각각 동수로 하는 대학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교수회·대학평의회·학생회와도 협의해 왔습니다. 차기 총장선출은 현행법을 따를 것이며, 이것이 고현철 교수님의 뜻을 받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대학정신과 자율성을 충실히 지키겠습니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볼 때 가장 아쉬운 것은 효원문화회관(BTO) 문제입니다. 저와 대학본부가 가장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부으며 해결이 될 듯도 했으나, 정부가 강력한 자구책을 요구하고 있어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대학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빠른 시일 내 방안을 찾겠습니다.

우리 대학은 교육환경 급변과 과학기술의 혁명적 변화를 맞아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해야 합니다. 선진국들의 연구중심대학은 국가 위기상황 극복은 물론,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선제적 구축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면서 정부정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습니다. 우리 대학도 급변하는 21세기의 ‘국가 싱크탱크’로서 연구중심대학의 기능과 책무를 담당해야 할 것입니다.

올해 초 우리 대학은 IBS 기후물리 연구단(ICCP)을 전국 국립대학 중 처음으로 유치했습니다. 세계적인 석학들을 지속적으로 초빙해 우리 대학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기초학문 연구의 메카로 만들겠습니다. 인문학 기초역량 강화를 위해 ‘책 읽는 대학’ 프로젝트를 가동했고, 초학제 융합실험실도 구축했습니다. 5개 학문분야 집중 육성을 통한 국제 경쟁력 강화의 채비를 갖춰가고 있고, 자체 재원을 마련하여 ‘연구비단절자 지원사업’과 ‘신진교수 연구활성화 지원사업’ ‘신진연구자상’을 신설했습니다. 여러 교수님들께서는 훌륭한 연구성과를 다수 발표하셔서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는 우리 대학의 명성을 빛내주셨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또한 우리는 2017년 QS세계대학평가에서 화학공학, 기계·항공공학, 건축, 토목·구조공학, 약학, 재료과학 등 6개 분야가 세계 101~200위에 랭크되었고, 조선해양·기계공학·항공우주 등은 학과별 대학경쟁력지수(MCI)에서 전국대학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효원가족 여러분!

우리는 이미 소유가 아닌 공유와 융합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와의 우호적 네트워크와 플랫폼 형성이 중요합니다. 시민을 위해 열린 마음과 헌신하는 마음으로 저는 올해 초 한묘숙 여사의 장례를 부산대장으로 치렀습니다. 지난해에는 개교 70주년 기념식과 기념음악회, 나눔행사 등 각종 기념행사를 마련해 시민들께 보답했습니다. 부산시와 경상남도, 양산시와 밀양시, 교육청 등과 심도 있는 발전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이 기초의학 발전을 위해 10억 원을 쾌척하는 등 잇단 발전기금 기부로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학의 도약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재원 확보가 필요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발전기금 모금 글로벌 전문기업의 컨설팅이 끝나면 우리 대학만의 특색 있는 프로모션이 추진될 것입니다.

복지란 물질적 풍요도 필요하지만 구성원들의 마음이 넉넉해지고 행복해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도서관을 찾아가 시험과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응원했고, 1,000원의 식사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직장어린이집을 개원하고, 자유관 기숙사 BTL 신축과 양산캠퍼스 기숙사가 건립되면 내년 우리 대학은 전국 4년제 대학 기숙사 수용률 평균치에 이르게 됩니다. 쾌적한 캠퍼스 환경을 위해 주차 공간 문제를 공론화하여 개선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은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선정과 최근 교육부의 '2017 국립대학 혁신지원사업(PoINT)' 선정 등 지난해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 전국 모든 대학 중 4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연구와 교육을 잘 이끌어주신 교수님, 그리고 행정적 뒷받침으로 헌신해주신 직원 선생님들의 땀의 결실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국립대학 재정지원 확충과 발전을 위한 제도적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정의롭지 못한 정부정책에는 과감히 목소리를 높이고 대안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경암 송금조 선생님의 숭고한 뜻과 기부로 마련된 ‘양산캠퍼스’라는 ‘발전의 모멘텀’이 있습니다. 저는 경암 선생님의 아름다운 뜻을 실현하고 우리대학이 의·약·생명과학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근간을 양산캠퍼스에서 찾고자 합니다. 우리 대학은 의·약·생명과학 발전을 위한 기본 인프라와 역량을 갖추고 있어, 캠퍼스 집적화와 효율화를 통해 한 단계 발전된 의·약·생명과학 연구중심대학의 모습을 그려갈 계획입니다. 

새 정부는 양산에 의생명과학 특화단지 추진을 공약했습니다. 10년 이상 방치된 양산캠퍼스 개발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통합 6년제로 추진되고 있는 약학대학의 정책에도 힘을 보태고, 10개의 거점 국립대 중 우리대학에만 없는 수의과대학을 유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충남대와 KAIST가 힘을 합쳐 세종시에 충남대학병원을 열고 의과학대학원을 설립하는 것처럼, 양산부산대학교병원도 울산의 UNIST와 힘을 합쳐 양산에 의생명융합연구 협력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이 모든 계획이 실현될 경우 양산은 그야말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바이오연구의 메카가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효원가족 여러분!

세계사적 시대흐름은 우리에게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부여하고 있습니다.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성공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위기를 어떻게 맞이하고, 어떤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인가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총장 임기 2년째를 맞는 지금, 저는 여러분께 다시 약속드립니다. 저를 내려놓고 여러분과 함께 ‘학생의 미래가 있는 대학,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대학’이라는 비전과 목표를 향해 우직하게 나아가겠습니다. 우리의 큰 꿈을 바라보며 대승적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앞으로 나아갑시다. 한계와 불리한 여건보다 우리 부산대학교가 가진 가능성과 희망에 더 주목합시다. 혼자 꾸는 꿈은 단지 꿈일 뿐이지만, 함께 꾸면 현실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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