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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학생회비
  • 김미주 기자
  • 승인 2017.05.01 10:57
  • 호수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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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초 등록금과 함께 자발적으로 납부하는 학생회비. 이 금액은 학생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으로 온전히 학생들의 복지에 쓰이도록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생회비가 어떤 명목으로 쓰일 것인지 자세히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학생들은 자신들의 복지를 책임진다는 총학생회의 말을 믿고 학생회비를 납부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 총학생회가 참치 집에서 학생회비 30만 원을 집행한 것부터 최근까지 일련의 문제들이 꾸준히 불거지면서 이러한 믿음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한 달간 이 사안을 지켜본 필자는, 전 총학생회의 학생회비 문제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던 모든 중앙운영위원회를 모두 참관했다. 최초에 발견된 390만 원 차액에 대해 소명하는 사무국장의 모습은 입출금내역서 등의 자료도 준비해오지 않은 채 거듭 ‘죄송하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소명에 임하는 태도는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모순되게 매우 불성실했다. 그 모습에서 알아봤어야 했다. 더 큰 문제를 숨기고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지난 1월에 전 사무국장이 학생회비에서 발생한 차액 900만 원을 작년·재작년 총학의 부채 상환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참치 집 30만 원으로 시끌벅적했던 사건이 우습게 느껴질 정도였다. 위 금액은 모두 예·결산안에 포함되지도 않고 사무국장을 거치지도 않은 채 부채된 금액이었다. 이후로 시간이 흘렀고, 빚을 갚으라는 업체의 전화에 사무국장이 뒤늦게 학생회비로 부채를 상환했다. 전 총학생회 내부에서도 사무국장이라는 직책과 엄연한 절차를 무시한 채 예산이 집행되고 있었다. 결국 내부에서 효율성만을 추구한 채 매너리즘에 빠져 학생회비를 부적절하게 지출했다.
만약 전 총학생회가 차액 395만 원을 남기지 않고 모두 사용하였으면 상황은 어떻게 되었을까. 총학생회 학생회비 계좌를 감사할 수 있는 재정운영 세칙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기에, 서류 상 학생회비 운영 절차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깔끔하게 임기를 마쳤을 것이다. 존재한다고 상상도 못할 1,445만 원이라는 금액이 아무도 모르게 누군가에 의해 사용된 것이다. 학생회비 계좌가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학생들의 소중한 돈이 특정 집단의 이해를 위해 쓰일 지도 모른다는 위협에 노출되어 있었던 것이다.
현재 전 총학생회에서 발생된 학생회비 문제의 귀추가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위와 같은 문제를 감시할 수 있도록 재정운영세칙을 세세하게 개선하고, 학생들이 학생회비의 집행상황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총학생회에서 학생의 복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효율적인 진행방식을 찾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학생회비가 투명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더디지만 철저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진정으로 총학생회가 학생들을 위한 사업을 펼친다면, 과정 또한 떳떳해야 한다. 더 이상 학생을 바라보지 않는 눈먼 자들에 의해 학생회비가 집행되지 않기를 바란다.

 

김미주 기자  o3oolo@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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